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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 고소, 향긋함을 담은 수제 강정~

오랜만에 양촌에 사는 언니를 만났습니다. 정보화마을 관리자로 일하면서 맺어진 반가운 인연입니다. 마스크 없이 마음 놓고 여럿이 모여 밥 먹는 것이 언제쯤 가능해질까요. 머지않아 잠잠, 끝나겠지하는 기대는 실망과 불평으로 점점 커져갑니다. 그래도 불평대신 서로의 안전, 건강을 위해 방역수칙을 잘 지켜가야 합니다. 육개장이 먹고 싶다는 언니 따라 일하는 근처 맛집 식당에서 개운하게 한 그릇 비웠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이 잘 짜여 있더라고요.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으로 무장한 언니는 #영실농원을 운영하며 고추청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다는데 맛 좀 보라고 하더라고요. 언니 사무실에 커피 한 잔 하러 갔다가 수제 강정 맛도 보고 포장을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이번 설 선물..

일상을 담다 2022.01.03

새해 첫 끼는 떡국~

2022년 첫 날을 시작합니다. 애들 어릴 때 추억이 많은 마을 뒷산의 태조봉에 올랐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새해 첫날은 해맞이를 안 가면 안 되는 것처럼 엄마의 극성으로 달게 느껴지는 새벽잠을 깨야만 했지요. 이제 독립해서 사는 두 아들은 엄마의 그런 마음을 알고 해맞이하러 가자고 합니다. 꼭 떠오르는 해를 보기보다는 이른 아침 온 가족이 산에 오른다는것에 의미를 두자며 환해진 시간에 올랐습니다. 중간쯤 올랐을 땐 이미 해가 떠올라 빈 나뭇가지마다 붉은 해가 감싸돕니다. 태조봉 정상에 올라 쳐다보기 못할 정도로 눈부신 아침해의 기운을 끌어안아봅니다. 가족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땀이 식을 새도 없이 떡국 생각이 뒤따릅니다 망아지처럼 뛰어내려 가는 작은아들을 보고 남편은 조심하라고 야단..

일상을 담다 2022.01.01

한 해를 마무리 하며...

시와 가까이하며 보낸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남편도 덩달아 외워가는 시가 늘어나고 있고요. 참 기분 좋은 일이지요 이재무 시 '뒤적이다'를 읽고 쓰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큰일이었던 것이 별 거 아닌 것이 되고 아주 작고 사소했던 일이 크고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2021년 아쉬운 듯 홀가분하게 잘 보내고 새 마음이 되어 힘껏 꼭 안아보듯 새해를 반갑게 맞이해야겠습니다. 뒤적이다 이재무 망각에 익숙해진 나이 뒤적이는 일이 자주 생긴다 책을 읽어가다가 지나온 페이지를 뒤적이고 잃어버린 물건 때문에 거듭 동선을 뒤적이고 외출복이 마땅치 않아 옷장을 뒤적인다 바람이 풀잎을 뒤적이는 것을 보다가 달빛이 강물을 뒤적이는 것을 보다가 지난 사랑을 몰래 뒤적이기도 한다 뒤적인다는 것은 내 안에 너를 ..

일상을 담다 2021.12.31

소풍기분내던 주말~

성탄절이 들어있는 주말, 작은 아들 집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예방 접종까지 했어도 델타 변이 오미크론으로 주말마다 집에 오는 것이 또 묶였습니다. 다 큰 아들 선물 대신 남편은 용돈을 보내주고 나는 오랜만에 선물 고르듯 김밥을 말았습니다. 밑반찬을 만들려다 그냥 오라는 아들 성화에 그만두고 집에나 와야 먹는 사과와 귤을 쌌습니다. 남편에게 필요한 물건을 가져와야 하는데 2주 넘게 기다릴 수가 없더라고요. 아들 직장에서 가족만남도 되도록 자제하라고 해서 도착해서 얼굴 잠깐보며 김밥과 과일만 놓고 왔습니다. 식탁에 귤을 꺼내놓자 아들은 귤 보니까 겨울 같다고 합니다. 새해 해맞이는 온 가족이 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일상을 담다 2021.12.27

홍어삼합으로 즐기는 겨울밤~

길게 느껴지는 겨울 저녁입니다. 성탄절이 다가와도 애들은 독립을 하고 크게 의미도 기분도 나지 않습니다. 저녁을 먹은 남편은 운동도 못하고 티브이만 바라보는 일이 지겨운 눈치입니다. 입이 궁금하면 간식을 챙겨 먹듯 느닷없이 셋째 형님댁에 가자고 합니다. 안주거리 사서 소주 한잔 해야겠다고 합니다. 홍어삼합을 사 들고 서둘러 갑니다. 형님은 안 계시고 아주버님 혼자 계십니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홍어삼합을 펼쳐놓고 한 잔 두 잔 건네가며 옛이야기가 피어오릅니다. 시어머니 이야기에는 언제나 아주버님도 남편도 금세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추억 이야기로 길어진 밤은 서로의 건강을 잘 지키라는 당부로 마무리합니다.

일상을 담다 2021.12.26

이재무 시인을 만나다~

만나고 싶었던 이재무 시인을 만났습니다. 부여에 사는 시인 친구가 부여문화원에서 특강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언젠가 눈에 들어온 시 '김치찌개'는 고 3 때 돌아가셨던 아버지가 불쑥 생각났습니다. 눈앞에 그려지는 아버지 모습은 지금의 내 나이 51살입니다.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환하게 그려낼 수 있습니다. 시인은 우리 마을이 고향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고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검색만 하면 튀어나오는 시들이 좋아서 시집을 자꾸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한 권 , 두 권 책꽂이에 늘어날수록 바라보는 행복까지 생겼습니다. 마음에 쿵 들어오는 페이지는 금방이라도 볼 수 있도록 색띠지의 꽃을 피웠습니다. 시가 좋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반갑고 좋은 시인을 눈앞에서 만나니 즐거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

일상을 담다 2021.12.24

동짓날에 먹는 팥죽~

동짓날이라고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습니다. 매번 팥을 얻어해 먹거나 친정엄마가 챙겨주는 팥죽을 먹었는데 올해는 직접 농사지은 팥으로 팥죽을 끓였습니다. 지난여름 뒤늦게 중복 지나서야 심은 팥이 걱정과 달리 잘 크고 주렁주렁 열매 줄기가 달렸습니다. 햅쌀에 햇팥을 넣은 밥이 꿀맛 같아 그 맛도 놓치지 않았고요. 텃밭 가장자리에 두어줄 심은 것 틈틈이 해 먹을 만큼 정도 수확을 거뒀습니다. 전날 미리 불려놓은 팥을 압력솥에 20분정도 삶아 한 김 식힌후에 믹서에 곱게 갈았습니다. 몽글몽글 푹 삶아진 팥을 조금 남겨놓고요 새알심은 찹쌀가루가 없어 아쉬운 대로 가래떡으로 대신합니다. 곱게 갈아놓은 팥은 물을 적당히 부어 한번 끓여줘 팥물을 만들고요 찰밥을 따로 압력솥에 했습니다. 팥죽 먹을 때 입맛을 더 살려주는..

일상을 담다 2021.12.23

시낭송대회 대상을 받다~

'시와 소리' 전국 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2021년 새해를 시작하며 첫 번째로 세운 계획이 시낭송대회 참가였습니다. 전국에서 열리는 시낭송대회를 찾아 예선 접수를 하며 본선에 오르지 못하고 떨어질 때 마다 실망감이 너무 커서 '아무래도 낭송에는 소질이 없나 보다'라는 핑계를 대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도 안돼 보였 던 지 그냥 재미나게 취미로 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게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스트레스받지 말자며 겁쟁이가 된 마음에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며 무대에 자꾸만 서봐야 실력과 발전이 있다고요. 작년에는 코로나19라는 불 안 함 속에서 시낭송 이론 공부를 꼼꼼하게 하게 되었고 그 뒤로 매일 연습을 해 나갔습니다..

일상을 담다 2021.12.05

원목 식탁 들어오는 날~ㅎ

남편이 허리 디스크 파열로 고생하다 시술 후에 앉아서 식사하는 게 힘들다고 합니다. 의자에 앉는 식탁을 알아보라고 합니다. 이왕 장만하는 거 좀 좋은 걸로 하고 싶더라고요. 셋째 형님댁 식탁이 탐이 났었는데 전화해서 물어봤지요. 그 가구 사장님을 소개받아 3주를 기다렸습니다. 전주에서 출발해 오전 9시에 도착한다는 말을 듣고 설레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15분 정도 일찍 도착하여 집을 못 찾아 헤매셨네요. 가구점 사장님과 명절이라 내려왔다는 아들이 의자와 식탁을 옮깁니다. 통원목이라 보기에도 꽤 무거워 보여 저도 거들었습니다. 부엌에 옮겨놓으니 빛이 납니다. 좁아 보이고 답답해 보이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했는데, '이 자리는 내 자리'라고 딱 맞춤 식탁이 되었습니다. 살림을 하다 보니 은근슬쩍 살림 욕심이..

일상을 담다 2021.09.30

4형제가 빚는 송편~

시댁은 명절이나 제사 때마다 집에서 떡을 합니다. 이번 추석에도 4형제 부부가 빙 둘러앉아 송편을 빚었습니다. 모두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 자라서 부담도 없고요. 막내인 남편은 허리디스크 시술 핑계로 소파에 벌러덩 눕습니다. 몇 개라도 만들어보라고 해도 딴청 부리며 막내 티를 냅니다. 한입에 쏙쏙 들어가도록 앙증맞게 만드는 큰 형님, 굳은살로 투박해진 손으로 야무지게 만드는 큰 아주버님, 얼른 만들어 끝내고 싶어 큼직하게 만드는 둘째 아주버님과 셋째 아주버님 적당한 크기로 예쁘게 빚는 둘째 형님과 그 옆에서 나름 예쁘게 빚으려고 애쓰는 저입니다.ㅎㅎ 셋째 형님은 만들어지는 대로 찜기에 찌고 있습니다. 미리 따다 놓은 솔잎을 맨 밑에 깔고 면포를 깔고 그 위에 빚은 송편을 가지런히 올리고 물이 펄펄 끓으면..

일상을 담다 202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