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좋은 아침을 맞습니다 한 가지 일을 즐겁게 마치고 나니 하기 싫었던 일들도 성큼 손에 잡힙니다. 약속된 일에 마음을 쓰며 호미를 들지 못했던 텃밭을 이제야 눈이 갑니다. 배춧잎은 자리를 채워가듯 크고 어린 무잎도 무성하게 잘 자라 솎아줘야 합니다. 영글기를 바라며 미뤘던 땅콩을 캡니다. 미리 두어 줄기 캐서 맛을 보긴 했는데 어찌 크기도 작고 야무지지 못한 것이 영 시원찮습니다. 다글다글 달려 나오는 땅콩이 좋아서 호미질이 빨라집니다. 금방 캔 땅콩은 쪄서 먹는 맛이 참 좋습니다. 그 맛에 해마다 땅콩을 심습니다. 맛을 올리려고 소금도 잊지 않고 넣어 삶습니다. 나머지는 아까울 정도로 좋은 가을볕에 바짝 말립니다. 손끝이 아플 정도로 단단해진 껍질을 벗겨 노릇하게 볶습니다. 진동하는 고소한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