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자마자 우편물부터 뜯어본다. 6월 초에 페이스북에서 이재무 시인의 시집 신간 소식을 봤던 일이 생각났다. 축하한다는 답글로 '사인해 놓았습니다'라고 주셨다. 시인이 직접 보낸 시집을 받는다는 건 자랑도 하고 싶고 가슴 설레는 일이다. 천천히 봉투를 열어 시집을 만난다. 책표지가 눈에 쏙 들어온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자꾸 연두색이 좋아지고 있다. 옷도, 신발도 사는 것마다 연두색이다. 새 책에서 나는 종이냄새도 좋다. '정다운 무관심'이라는 시집 제목도 읽자마자 호기심이 든다. 어떤 무관심인데 정다울까 생각한다. 겉표지를 넘기자 내 이름이 적힌 사인이 보인다. 마냥 반갑고 좋아서 환하게 미소 짓는다.시인의 말을 읽고 맨 뒷장으로 넘기며 해설 페이지에서 멈춘다. 시집을 처음 읽을 때 종종 해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