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며...

LO송이VE 2021. 12. 31. 17:11

시와 가까이하며 보낸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남편도 덩달아 외워가는 시가 늘어나고 있고요.

참 기분 좋은 일이지요

 

이재무 시 '뒤적이다'를 읽고 쓰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큰일이었던 것이 별 거 아닌 것이 되고

아주 작고 사소했던 일이 크고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2021년 아쉬운 듯 홀가분하게 잘 보내고

새 마음이 되어 힘껏 꼭 안아보듯

새해를 반갑게 맞이해야겠습니다.

 

 

 

 

뒤적이다

                                        이재무

 

망각에 익숙해진 나이

뒤적이는 일이 자주 생긴다

책을 읽어가다가 지나온 페이지를 뒤적이고

잃어버린 물건 때문에

거듭 동선을 뒤적이고

외출복이 마땅치 않아 옷장을 뒤적인다

바람이 풀잎을 뒤적이는 것을 보다가

달빛이 강물을 뒤적이는 것을 보다가

지난 사랑을 몰래 뒤적이기도 한다

뒤적인다는 것은

내 안에 너를 몰래 뒤적이기도 한다

뒤적인다는 것은

내 안에 너를 깊이 새겼다는 것

어제를 뒤적이는 일이 많은 자는

오늘 울고 있는 사람이다

새가 공중을 뒤적이며 날고 있다.

 

시집 - 슬픔은 어깨로 운다 P15 (천년의 시작)

 

남편이 참 좋아하는 이재무 시 '손수건' 입니다.엄마생각이 많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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