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마음의 채혈을 읽다

LO송이VE 2023. 12. 23. 08:23

더 행복 시 낭송 송년 콘서트를 하며 한 가지 마무리를 합니다.

시 낭송이 맺어준 인연으로 1월에 더 행복 시 낭송 아카데미 밴드가

만들어졌습니다. 김춘경 지도교수님의 졸업생들이 더 깊이 넓게

배움과 친목을 이어가는 공간입니다.

대전 시민 대학 '행복한 시 읽기, 시 낭송 마스터' 수업 종강 발표회와

졸업생들의 축하 시 낭송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참석 못 하는 분들을 위해 실시간 공연 실황을 미트 프로그램으로

열어놓고 함께 했습니다.

 

무대 위에 걸린 현수막과 한 분 한 분 낭송할 때마다 띄우는 배경 화면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레드와 그린으로 드레스 코드까지 맞추니 화려한

성탄 기분이 물씬 납니다. 설렘, 떨림, 긴장감이 한데 어우러져

시를 더 가까이 가슴에 담는 시간입니다.

 

집에 돌아와 종이가방에 담긴 선물을 꺼내놓습니다.

늦은 밤인데도 떡을 좋아하는 남편 입속으로 말랑말랑한 쑥설기가 들어갑니다.

교수님의 첫 수필집 '마음의 채혈'을 얼른 펼쳐봅니다.

그 밤에, 그리고 다음 날 새벽에 교수님의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천천히 눈에 담습니다.

우리는 부모님의 그 따듯한 마음의 채혈로 지금 이렇게 잘 살아오고 살아가는 거 같습니다.

간경화로 일찍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어찌나 생각나던지요.

붕어빵을 파는 포장마차 이야기는 참으로 따스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부부는 그렇게 닮아가나 봅니다.

딸 키우는 부모로서 주부 학생으로 보냈던 대학 생활의 열정을 봤습니다.

시 낭송 행사를 마칠 때마다 늘 놀라웠던 기획, 연출, 열정의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차곡차곡 쌓이고 다져진 내공입니다.

마음의 시련을 크게 느낀 피아노 이야기에서는 제 마음에 많이 남았던지

그날 밤에 꿈까지 꾸었습니다. 피아노를 전혀 못 치는 제가 불안에 떠는 꿈이었습니다.

음악이 다시 공기처럼 숨 쉬고 시가 스며들며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가는

삶에 감동했습니다.

 

시와 소리의 발간사로 역사를 읽습니다.

문학의 꽃이라 불리는 시 낭송을 다시 크게 생각하게 됩니다.

목소리로 쓰는 시 낭송으로 마음의 채혈과 수혈이 오갔으면 좋겠습니다.

따듯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 마음 안에 가득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