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떨림, 울림, 홀림으로 만난 최규학 시인의 삶과 문학 북 콘서트

LO송이VE 2024. 2. 6. 12:19

기다렸던 새해의 첫 북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1월 31일 오후 2시, 부여유 카페 2층 복합문화공간에서 최규학 시인의 시집 ‘사랑의 노래’ 출판 기념

북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시작 전에 다섯 권의 시집에 시인의 사인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시집 ‘꽃의 노래'는 절판인데 어떻게 구했냐고 놀라십니다.

 

도서출판 시아북의 찾아가는 북 콘서트로 충남 문인협회 회장 김명수님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축하의 자리에 가족과 친지, 문학 동기, 고등학교 제자,

사비문학 회원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였습니다. 사비문학 회장님이 아닌

시인으로 만나는 자리라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오신 분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고 국악인 이예진님의 가야금 연주로 문을 열었습니다.

시인과의 대화를 시작으로 문학이란, 시란 무엇인지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문학은 가치 있는 내용을 형상화하는 언어예술이다. 문학은 치유와 구원의 힘을 준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인간은 부서져도 패배하지 않는다는 말과

행운을 챙겨 믿고 따라주는 소년의 말을 평생 가슴속에 새기며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보증을 잘 못 서서 10억을 날리고 15년 동안 칠팔십만 원으로 살면서도 무너지지

않았던 것이 문학의 힘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문학 소비자에서 문학 생산자로써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보람이라는 말씀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시인의 시 '작은 풀'은 사비문학 사무국장 김인희님이 낭송하고 공주문협 최대승님이

'어머니의 아름다운 욕심'을 낭송했습니다. 저는 시인이 가장 애착이 간다는 '2월의 시'를

낭송했습니다. 시를 읽고 외우며 우리 애들 어려서 마을의 태조산과 석성산성을 올랐던

해돋이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힘들거나 아프거나 기쁘거나 꽃처럼 환한 얼굴로 행복했던 때도

떠올려봤습니다. 별생각 없이 지나쳤을 2월을 시를 통해 다시 의미를 갖습니다.

 

시집 다섯 권을 냈는데도 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답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 50명의 시인이 써놓은 책을 읽었는데 그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시란 머물 수 없는 사랑을 위해 집을 짓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에 소리 없이 깊은 감탄을 합니다.

시집 3권과 시조집 2권을 내면서 시는 요리하는 것이고, 언어예술이고, 보물 찾기라고 합니다.

고 1 때 국어선생님께서 시인 등단을 해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시를 애송하며 많이 썼다고 합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바위에 올라 파도를 보다가 쓴 시 '낙파'는 지금 호로 쓰게 되었답니다.

그 당시 시인 등단을 하지 않은 이유는 시인은 요절하거나 생활이 어렵고 아주 방탕한 삶을 살아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잘한 일이 일찍 시인이 되지 않아

유명해지지 않은 일이라고 말씀하시며 웃으십니다.

 

시조시인 이흥우 고문님의 시조 답시를 쓰며 흥미가 생겼고 퇴직 2년 전부터는 홍문표 교수님으로부터

시조를 배웠다고 합니다. 또, 최영성 교수님의 한시 감상평을 쓰면서 공부해서 좋고 읽는 사람이

또 잘 읽었다는 평에 행복했다고 합니다.

퇴직 후에는 논어반에서 공부하게 되었는데 매주 목요일마다 두 시간씩 공부한다고 합니다.

명탄서원과 서천 어르신들에게 3년째 논어 강의를 하고 있고요 논어 전문가는 아니지만

논어책을 읽고 나름대로 정리, 자기화하여 알아듣기 쉽게 재미있게 강의를 한다고 합니다.

자기화라는 말이 머릿속에 가슴속에 콕 박혀듭니다.

 

mz세대의 문학의 의미와 접근성, 지역 문학상에 대한 시인의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랑의 노래 시집 평설을 쓰신 최건수 교육학 박사님은 최규학 시인의 시 세계는 이론과 시 창작 활동이

뛰어나는 사람으로 부여의 큰 바위 얼굴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비문학 김부여 가수님과 김진숙 가수님의 축하 노래로 북 콘서트를 마무리합니다.

시인의 삶과 문학이야기를 듣는 내내 놀라움과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문득 시낭송 공부를 하며 배웠던 말들이 생각납니다. 자기화해서 표현하는 색깔이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시가 주는 떨림, 울림, 홀림의 3가지가 읽힙니다. 머지않아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사랑받을 것입니다.

마움이 울컥해지며 공감 가는 시를 읽을 때는 필사해서 남편에게도 보여줍니다. 시와 거리가 멀었던 남편도

'아, 이 시 정말 좋다'하며 공감해 줄 때는 또 어찌나 행복하던지요. 가끔 필사해 준 시를 갖고 다니며 외우기도 합니다.

부족한 것, 작은 것, 소소한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를 읽을 때마다 서로 공감하여 부부의 대화가 비단결 같습니다.

 

책장 가운데에 꽂혀있는 시집 5권을 틈틈이 꺼내 꽃처럼 피우려고 합니다.

서로 아끼고 아껴주는 마음으로 성장한다는 김명수 회장님의

말씀을 또 새기며 울림과 감동이 뒤범벅이 된 북 콘서트를 소중하게 담아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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