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찹쌀 고추장을 담그다~

LO송이VE 2024. 2. 29. 07:35

1, 2월은 장 담그는 달이라고 고추장 담그기 체험을 다녀왔습니다.

논산문화원이 실시하는 체험 강좌로 장소는 논산시 사회적 경제통합지원센터입니다.

논산 문화원 2024 신년호 책자를 읽다가 논산시 사회적 경제통합지원터 이야기를

읽고 가보고 싶다 했는데 우연처럼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오후 2시에 맞춰 주차를

하는 중에 문화원 직원분의 살뜰한 확인 전화를 받고 공유주방으로 갑니다.

 

넓고 환한 주방과 특히 냄새가 잘 빠져나갈 수 있는 후드가 눈에 쏙 들어옵니다.

요리할 맛이 날 거 같습니다. 지난 1월 첫 번째 신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듣고 솔깃했습니다.

한식 요리는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도 취득하고 검색만 하면 나오는 레시피 따라

어느 정도 해 봤습니다 하지만 장 담그기는 말로만 들어서는 해 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잘 못 되어 버리게 되면 비용 손실이 커서 매번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생각만 하다 직접 고추장을 담그기라니 시작부터 들뜨고 신이 납니다.

 

널찍한 식탁 위에 놓인 레시피와 재료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찹쌀고추장 만들기 레시피를 찬찬히 읽어보며 요리 정보도 배웁니다.

특히 집에서도 쉽게 재료를 개량할 수 있도록 종이컵으로 적어놓았습니다.

집에 개량 컵과 저울이 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거의 사용하지 않거든요.

쉽게 종이컵으로 하니 참 좋습니다.

고춧가루, 메줏가루, 매실 엑기스, 굵은소금, 생수가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엿기름과 찹쌀이 만나면 단맛이 강해지고 부글부글 개어 오르지 않도록 방부제 역할을

하는 소주도 빠지지 않습니다. 주변에서는 거의 물엿을 넣는 걸 봤는데 조청이 있습니다.

엿기름가루를 물에 불려 조물조물해서 엿기름물을 냅니다. 골고루 바닥을 저어가며 뭉근하게

끓입니다. 졸아들수록 색깔이 진해지며 단맛 나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식혜 생각도 나고 어릴 적 할머니 품에서 나던 익숙한 냄새 같아 좋습니다.

고추장 농도조절을 위해 한 대접 따로 떠 놓습니다.

뭉근하게 끓이는 엿기름물에 불린 찹쌀을 넣고 밥알이 퍼질 때까지 끓입니다.

 

끓이는 동안 한 사람 한 사람 잘 하는 지 체크하며 체험을 진행하게 된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전에 다문화가정 주부 대상으로 고추장 담그기체험을 하셨다는데요. 사 먹는 것에 길든

우리 주부들한테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하십니다. 팔팔 끓어오르면 찬물에 식힙니다.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는  체에 내려 덩어리를 없애줍니다. 식은 엿기름물에 메줏가루를 넣어

잘 풀어줍니다. 고춧가루는 세 번 정도 나눠 넣어가며 풀어줍니다. 저으면 저을수록 고추장

빛깔이 곱게 붉어집니다. 쿰쿰한 메주 냄새와 매콤한 고춧가루 냄새가 얼른 맛보고 싶게 만듭니다.

매실액과 소주를 넣고 한 대접 따로 떠 놓은 엿기름물로 농도를 맞춥니다.

 

강사님 말씀대로 순서대로 해야 하는데 급한 손길은 벌써 개수대에 그릇과 나무 주걱을

담가놓습니다. 고추장의 농도는 팔 아프도록 저었던 나무 주걱을 세워 놓았을 때 조금 후에

넘어지는 정도라고 일러주십니다. '아뿔싸! 그렇구나" 아쉬운 대로 거품기와 눈으로 가늠합니다.

소주로 한 번 닦아낸 유리그릇에 조심조심 고추장을 담습니다. 고추장은 발효와 맛 변질을 막기 위해

항아리나 유리그릇이 좋다고 합니다. 입구 넓은 유리 그릇을 가져오길 잘했구나 싶습니다.

 

고추장을 직접 배워가며 만들어보니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체험 한 번으로 끝나지 말고

꼭 만들어 볼 작정입니다. 다용도실에서 뚜껑 열린 채 하룻밤을 지낸 고추장 뚜껑을 닫습니다.

달큼하게 익어가기 시작하는 한 달 뒤에 냉장보관도 메모해 둡니다. 대단한 한 가지를 해낸 것처럼 뿌듯합니다.

누군가가 '요즘 뭐 하세요?'라고 물으면 바로 "살림합니다"  목소리에 힘이 조금 더 올라갈 듯합니다.

집에 와서 혹시 몰라서 굵은 소금을 조금 더 뿌렸습니다.ㅎ

요리 체험은 즐거워요 ㅎㅎ

강사님의 말씀에 귀 쫑긋하며 준비합니다.

덩어리지지 않도록 팔 아프도록 젓고 또 젓습니다.

강사님도 활짝, 고추장 들고 가는 체험자들도 활짝 뿌듯한 체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