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논산 사람과 사람 주야간 보호센터에서 마음을 나누다

LO송이VE 2023. 11. 12. 10:59

오솔길 같은 구불구불한 마을 안길을 따라 속도를 늦춘다.

사람과 사람 주야간 보호센터에 도착한다.

찾아가는 감동 나눔, 논산시낭송인회 시낭송 콘서트 현수막이 걸려있다.

벌써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아 기다리신다.

시낭송 회원들이 하나둘 들어오자 궁금해 하는 눈빛들이 반짝거린다.

음향 등 공연 준비를 하고 시간을 보니 30분 전이다.

들뜬 기대 속에 감도는 고요가 길어진다.

이때를 놓치지 않는 윤숙희 사무국장님의 노련한 진행으로 시작한다.

이상배 회원의 색소폰 연주로 즐겁게 분위기를 만든다.

사무국장님의 재미나는 떡 박수로 어르신들에게 다가간다.

그동안 어르신들 대상으로 수업을 해온 터라 그 마음을 잘 읽는 듯하다.

김봉숙 회장님과 사람과 사람 센터 원장님의 인사와 소개를 받으며 공연이 시작된다.

 

새롭게 도전하며 색소폰을 배우고 있는 김봉숙 회장님의 연주 실력이 귀를 솔깃하게 한다.

한양 색소폰 동호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배 회원의 연주로 시작부터 열기가 뜨겁다.

어머니,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지금껏 살아오신 어르신들 앞에서

그 마음을 읽고 안아드리는 시낭송이 이어진다.

 

첫 번째로 정은숙 부회장님의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로 문을 연다.

오정자 회원의 '법성암', 김민주 회원의 '아버지의 귀로'를 낭송한다.

정은숙 부회장님의 낭송을 듣고 팬클럽을 만들고 싶다는 큰 감동을 들었다.

분위기를 바꿔 흥을 한껏 올려보는 노래 시간이다.

박광자 님의 흥이 넘치는 소리로 앉아 계신 어르신들이 무대로 나오신다.

함께 있던 회원들도, 요양보호사 선생님들도 어르신들과 한데 어울려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부른다.

화기애애한 열기가 뜨겁다.

사회를 보는 사무국장님의 다정하고 예쁜 모습에 반하셨는지 노래 한 곡 불러달라는 신청을 받는다.

노사연의 '바램'을 다 같이 부른다. 손잡고 안고 손하트를 서로 주고받으며 목청껏 부른다.

어르신들의 얼굴이 달처럼 환하고 꽃 같은 웃음이 가득하다. 덩실덩실, 가뿐가뿐한 몸짓에 즐거움이 넘친다.

 

땀도 식히고 가쁜 숨을 잠시 고른다. 이상배 회원의 '소주병' 시낭송이 이어진다.

소주병을 들고 취한 아들처럼 아버지를 부르며 큰절을 올린다.

"왔냐?" , "그려, 그려" 아버지처럼 대답하며 받아주신다.

큰 감동으로 이어지려는 순간에 끝나버려 아쉬워한다.

그 아쉬움을 유지영 회원과 사무국장님이 채운다.

장서영 회원의 '엄마도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낭송은 친정엄마를 앞에 앉혀 놓으시고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엄마도 딸에게 편지를 써서 마음을 전한다.

감출 수도, 참을 수도 없는 눈물이 흐른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 같이 한바탕 눈물을 쏙 뺀다.

가끔 울어야 건강하다는 말처럼 가슴이 따뜻하고 가벼워진다.

마지막 공연은 한윤성님이 신나게 트로트를 부르며 마무리한다.

빼빼로 데이라고 아이들 흉내를 내며 어르신들에게 선물한다.

겨울의 문턱을 지나 추워지는 날들 앞에서

마음은 더 따뜻하게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내년에도 오늘처럼 마음을 나누며 신나게 노는 시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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