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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언니네 못자리 ~

지난 어린이날입니다. 남편은 친구들과 골프 약속으로 일찍 나갔습니다. 다 커서 애들도 없는 집이 더 텅 빈 느낌입니다. 출근으로 못하는 아침 걷기 운동을 몰아서 해야지 합니다. 나가기 전에 대충 치우다가 핸드폰을 열어봅니다. 어? 이른 아침 6시 10분에 친정언니한테 전화가 와 있습니다. 바로 전화를 걸었더니 오늘은 언니네 집 못자리하는 날이랍니다 바쁜 일 없으면 좀 도와줄 수 있냐고 합니다. 혼자 있는 휴일, 눈치 안 봐도 되고 바로 달려갑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벌써 품앗이하는 이웃들이 계십니다. 볍씨 파종기 앞에 순서대로 나눠서 할 일을 척척 해나갑니다. 일 년 농사 중에 제일 힘든 일이 못자리라고 하는데 기계가 나오고부터는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친정언니가 준비해 온 새참과 점심이 푸짐합니..

일상을 담다 2022.05.11

텃밭 비닐 씌우는 손길~

주말이 되면 집이 환해집니다. 가까이 사는 큰아들과, 조금 멀리 사는 작은아들이 함께 하는 주말입니다. 거실과 방에 널브러져 있는 아들 물건들도 예쁘게 보입니다 예전 같으면 '엄마 잔소리 또 시작이다' 소리를 들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침 일찍 집으로 온 큰아들은 텃밭에 비닐을 씌우자고 서두릅니다 오랜만에 집에 와서 달게 자는 작은아들을 깨웁니다 혼자 슬슬 해도 되는 일을 아들과 하고 싶은 엄마 마음입니다. 감자와 고구마, 고추, 땅콩 등을 심을 자리를 나눠 신이 나서 일러줍니다. 봄바람은 심술 난 듯 이리저리 비닐을 사정없이 흔들어 대서 삐뚤빼뚤 반듯하지 않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어릴 때부터 고사리손을 보태던 착한 아들입니다 엄마는 형제가 같이 하는 모습이 좋고 또 좋아서 카메라에 보물처럼 저장합니다.

일상을 담다 2022.04.26

감자심고 콩심고~

반갑고 고마운 봄비가 흠뻑 내리고도 넘치도록 내렸습니다. 월요일부터 남편이 코로나 확진으로 큰아들, 저까지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증세는 일반 감기라고 하도 들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막상 아파보니 사람마다 다르고 3일간은 좀 힘들더라고요.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았습니다. 이웃 사촌동서한테 처방전 약을 부탁해서 받고요. 다행히 별 탈 없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친정에 자주 드나드는 딸 때문에 엄마도 확진을 받아 걱정이 됩니다. 격리가 끝나는 대로 제가 왔다 갔다 해야지요 남편은 내일부터, 큰아들과 저는 화요일부터 출근을 하게 됩니다. 25일까지 끝내야 하는 일에 지장을 줄까 봐 재택근무를 하면서 감자와 강낭콩도 심고 푹 쉬었습니다. 더 건강에 신경써야겠습니다.

일상을 담다 2022.03.20

텃밭 봄맞이~

봄기운이 쑥쑥 오르면서 텃밭을 둘러보게 됩니다 겨울을 나느라 시든 풀은 힘없이 붙어 있어 손으로도 쏙쏙 잘 뽑힙니다. 차츰 땅속에서 뿌리의 힘이 다시 커지겠지요. 주말마다 조그만 텃밭을 또 가꾸는 재미를 가져야지요. 큰아들은 남편을 따라 논밭으로 손을 보탭니다. 한창 젊고 빠릿빠릿해서 옆에서 척척 잘 도와줍니다. 풀이 정리된 텃밭을 보니 마음까지 개운해집니다. 풀 나지 말라고 옆집에 남은 입상 퇴비를 갖다 덮어둡니다. 감자 심을 준비를 해야합니다. 작년보다 조금 더 심어볼까 욕심을 냅니다.

일상을 담다 2022.03.13

부소산의 봄볕

주중에 쉬는 날이 있으면 일주일이 금방 지나갑니다. 일찌감치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느긋하게 부소산에 오릅니다. 매일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한 번에 채울 것처럼 성큼성큼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부드러운 바람결에 스며드는 솔내음과 산등성이마다 봄볕이 쏟아집니다. 오르막 계단에는 막 뛰었다가, 내리막은 천천히, 평지는 또 빨리 걷습니다. 잠시 가뿐 숨을 몰아쉴 때는 기분이 참 좋습니다. 운동을 제대로 즐기는 느낌이랄까요 산에서 내려와 마시는 봉지커피 한 잔, 달달합니다.

일상을 담다 2022.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