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19

텃밭 비닐 씌우는 손길~

주말이 되면 집이 환해집니다. 가까이 사는 큰아들과, 조금 멀리 사는 작은아들이 함께 하는 주말입니다. 거실과 방에 널브러져 있는 아들 물건들도 예쁘게 보입니다 예전 같으면 '엄마 잔소리 또 시작이다' 소리를 들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침 일찍 집으로 온 큰아들은 텃밭에 비닐을 씌우자고 서두릅니다 오랜만에 집에 와서 달게 자는 작은아들을 깨웁니다 혼자 슬슬 해도 되는 일을 아들과 하고 싶은 엄마 마음입니다. 감자와 고구마, 고추, 땅콩 등을 심을 자리를 나눠 신이 나서 일러줍니다. 봄바람은 심술 난 듯 이리저리 비닐을 사정없이 흔들어 대서 삐뚤빼뚤 반듯하지 않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어릴 때부터 고사리손을 보태던 착한 아들입니다 엄마는 형제가 같이 하는 모습이 좋고 또 좋아서 카메라에 보물처럼 저장합니다.

일상을 담다 2022.04.26

집밥 배달~ㅎㅎ

일주일에 한 번 씩 작은 아들 집에 가야지 마음먹고 있습니다. 세 끼를 밖에서 해결하는 아들이 식비가 장난 아니게 들어간다는 말이 자꾸만 마음에 걸립니다. 마트에 가면 간편식과 밀키트 제품이 많이 나와 있어 편하고 좋은 만큼 비용부담이 큽니다. 밥은 넉넉히 해서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담고 오늘은 친정엄마 생신날이라 엄마도 드리고 작은 아들도 좋아하는 국이라 한 솥 끓였습니다. 김치와 나물, 신맛이 나는 음식을 잘 먹지 않아서 반찬 고민이 살짝 들기도 하지요. 김치만 잘 먹어도 반찬 걱정은 덜 하는데 말입니다. 평소에 잘 먹던 반찬 몇가지와 젓가락이 영 가지 않는 멸치볶음을 입맛에 신경써서 만들었습니다. 차곡차곡 도시락가방에 담는 손길이 즐겁습니다. 요며칠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데 뚝 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을 담다 2022.01.14

새해 첫 끼는 떡국~

2022년 첫 날을 시작합니다. 애들 어릴 때 추억이 많은 마을 뒷산의 태조봉에 올랐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새해 첫날은 해맞이를 안 가면 안 되는 것처럼 엄마의 극성으로 달게 느껴지는 새벽잠을 깨야만 했지요. 이제 독립해서 사는 두 아들은 엄마의 그런 마음을 알고 해맞이하러 가자고 합니다. 꼭 떠오르는 해를 보기보다는 이른 아침 온 가족이 산에 오른다는것에 의미를 두자며 환해진 시간에 올랐습니다. 중간쯤 올랐을 땐 이미 해가 떠올라 빈 나뭇가지마다 붉은 해가 감싸돕니다. 태조봉 정상에 올라 쳐다보기 못할 정도로 눈부신 아침해의 기운을 끌어안아봅니다. 가족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땀이 식을 새도 없이 떡국 생각이 뒤따릅니다 망아지처럼 뛰어내려 가는 작은아들을 보고 남편은 조심하라고 야단..

일상을 담다 2022.01.01

소풍기분내던 주말~

성탄절이 들어있는 주말, 작은 아들 집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예방 접종까지 했어도 델타 변이 오미크론으로 주말마다 집에 오는 것이 또 묶였습니다. 다 큰 아들 선물 대신 남편은 용돈을 보내주고 나는 오랜만에 선물 고르듯 김밥을 말았습니다. 밑반찬을 만들려다 그냥 오라는 아들 성화에 그만두고 집에나 와야 먹는 사과와 귤을 쌌습니다. 남편에게 필요한 물건을 가져와야 하는데 2주 넘게 기다릴 수가 없더라고요. 아들 직장에서 가족만남도 되도록 자제하라고 해서 도착해서 얼굴 잠깐보며 김밥과 과일만 놓고 왔습니다. 식탁에 귤을 꺼내놓자 아들은 귤 보니까 겨울 같다고 합니다. 새해 해맞이는 온 가족이 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일상을 담다 2021.12.27

설날아침은 떡국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설날입니다. 명절이라고 모인 가족과 친지들로 북적대고 집이 들썩들썩할 정도로 분주하고 웃음소리로 꽉 차야 하는데 이번에는 모두가 조심스럽게 보내게 됩니다. 시댁 큰댁에도 서울에 사는 조카네 가족들은 내려오지 못하고 친정은 오빠와 올케 언니만 내려와서 엄마와 셋이 오붓하게 차례를 지내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군에 근무하는 작은아들이 오지 못해 무척이나 서운하고 보고 싶습니다. 아들이 빠지니 명절기분도 그닥 나지 않고요. 목소리만 들으며 그 아쉬움과 보고픔을 달랩니다. '작은아들이 오는 날이 명절이고 특별한 날' 이라고 혼잣말을 하며 냉동실에 국거리와 떡살을 잘 넣어두었습니다. 큰집에 가며 갈비와 잡채를 준비했는데 다들 맛있다는 말에 마음이 즐겁습니다. 친정도 좀 갖다 주고요. 우리 엄마 얼굴이 싱글벙글 환..

일상을 담다 2021.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