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

생일 선물로 받은 시집

LO송이VE 2019. 4. 9. 05:31

축하받을 기념일이 많았던 삼월이 지났습니다.

젊은 연인들처럼 화이트데이를 시작해서

결혼기념일과 생일이 있었고 작은 아들 생일도 있었지요.


50일만에 특별외박으로 나온 작은아들이 가장 큰 선물입니다.

아들의 여친은 또박 또박 고운 글씨가 담겨있는 카드와 시집을

쑥스러운듯 슬그머니 건냅니다.

'당신 생각하느라 꽃을 피웠을 뿐이예요'라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입니다

제목도 마음에 쏘옥 듭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고맙고 너무 좋은거 있죠.

생일카드는 책갈피로 두고 두고 쓰고,

시집은 틈틈히 시간을 보내는 좋은 친구가 될듯합니다.


남편에게는 받고 싶었던 선물은 벌써 포기하고 있었기에

별 소리도 안했습니다.

눈치보듯 받고싶은거 뭐없냐고 묻길래 단번에 '손편지'라고 했습니다.

한바탕 크게 웃더니 알겠답니다.

생일이 가까워 오는 어느날, 술에 취해 거실에서 보란듯이 손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진심에게......라는 말로 시작하면서요.

진심은 드라마 진심이 닿다 여주인공 이름입니다. 그 드라마보며

남편 핸드폰 제 저장이름이 그렇게 또 바뀌었습니다 ㅎㅎ

가 바라는건 이런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한밤중이나, 고요한 새벽에 아니면 호젓한 시간에 혼자서

이생각,저생각하며 온 마음으로 쓰는 편지를 받고 싶었습니다.

틀에 박힌 뻔한 이야기에 마지못해 쓴 듯한 편지,

눈으로는 읽히지만 가슴으로는 읽히지 않습니다.

글이란 그렇습니다.

내키지 않은 마음으로 쓴 글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남편의 마음은 충분히 알지만 그럴듯한 감동편지를

바란것은 욕심이었나봅니다.


다가오는 오월에는 남편의 생일이 들어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남편에게는 단 한번도 편지를 써본적이 없습니다.

지난 23년을 뒤돌아보며 마음을 담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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