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

시 창작 시간....조향미

LO송이VE 2019. 1. 17. 14:14

시 창작 시간


조향미


오늘은 우리도 짧은 시 한 편 써보자

그동안 배운 비유와 상징 이미지도

때깔 좋게 버무려 맛있는 시를 빚어보렴


말 끝나기도 전에 으아

인상 찌푸리며 비명 질러대던 아이들은

시제 두어 개를 칠판에 써놓으니

금방 연필 들고 공책 위애 납작 몸을 낮춘다


먹이 앞에 순해지는 강아지처럼

소풍날 보물찾기 나선 꼬마들처럼

녀석들이 이제 무얼 찾아들고 나타날까


갓 피어난 별꽃 한 점일까

오래전에 잃어버린 무지갯빛 구슬일까

짐짓 가려둔 흉터일까


이마 짚고 턱 괴며 골똘한 얼굴들

교실에는 아련한 눈빛으로 팔랑팔랑

시의 꽃가루를 찾는 나비도 몇 마리있다

물론 , 선뜻 씹히지 않은 생의 먹잇감에

끙끙대며 씨름하는 강아지들이 더 많다


만지작거리다 밀어놓은 언어의 허물

책상 위에 지우개 가루만 소복이 쌓인다

그 속에 사금처럼 시가 반짝이고 있다.




'온돌방' 이란 시로 알게된 조향미 시인.

이번 겨울에도 그 시를 매일같이 소리내서 읽고 외우고

무슨 자리가 생기면 낭송도 했습니다.


언젠가 조향미 시인의 ' 시 창작 시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 읽은 그날 바로 너무 좋다 소리를 하며 적어두었지요.

아이같은 마음으로 맑아지고 순해지고 밝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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