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13

하얀 눈이 찾아왔다~

오늘 아침도 눈길을 걷습니다 눈다운 눈이 첫눈이라며 좋아하던 것도 잠시, 단짝처럼 찾아온 추위가 계속 이어집니다. 이번 겨울에 몇 번이나 신을 수 있을까 하며 신발장 구석에 두었던 털 장화를 신습니다. 귀까지 덮는 털모자를 쓰고 장갑도 챙깁니다. 아무리 추워도 아침 걷기 운동은 거를 수가 없습니다. 어쩌다 게으름을 피우는 날에는 종일 찌뿌듯합니다. 문밖을 나서자마자 느꼈던 추위는 걸음 수만큼 몸 안에서 열이 납니다. 제때 눈을 치운 길은 햇빛 받아 환합니다. 그늘진 곳은 쌓인 눈이 단단해지고 군데군데 반들반들한 빙판길입니다. 성큼성큼 걷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바짝 긴장합니다. '힘을 빼고 천천히.' 시 낭송을 배우며 많이 들었던 말인데 오늘 아침 빙판길에서 그 말이 툭 나옵니다. 힘을 내야 할 때가 있고 ..

일상을 담다 2022.12.20

사뿐사뿐한 7월의 첫 발걸음~

아침 6시, 마을 산책에 나섭니다. 산책이라야 집 주변에 논밭을 빙빙 돌아가며 걷는 것이지요. 남편은 출근대신 하루 휴가를 즐기듯 골프 모임을 나가고 내 차를 갖고 가는 바람에 발이 묶였습니다. 매일같이 부소산을 오르는 일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오늘은 눈감고도 다닐 만큼 훤한 동네 길을 걷습니다. 아침 공기가 주는 그 상쾌함이 가득합니다.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길가 텃밭에서는 벌써 어르신이 긴 호미를 들고 들깨밭을 박박 긁고 계십니다 다른 한쪽에는 양송이 퇴비가 모락모락 김을 피우며 익어갑니다. 멀리서 퇴비 뒤집는 포클레인 소리도 들립니다. 마을의 아침은 뜨거운 한낮을 피해 부지런히 시작하고 있습니다. 7월의 첫날을 활기차게 맞이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