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11

며느리와 보내는 첫 설날~

큰아들이 결혼하고 첫 설날을 맞이한다. 새 사람이 들어왔으니 왠지 마음이 새롭다. 처음으로 시댁 명절에 오는 우리 며느리는 결혼식 날 보고 처음 만나는 자리다 보니 어색하고 어려웠으리라. 그래도 입덧 핑계로 큰아들 옆에 딱 붙어 의지한다. 같은 동네에 있는 큰집으로 4형제 가족이 모이는 날이다. 아들, 며느리, 손주까지 모여들면 거실이 꽉 찬다. 어쩔 수 없는 일 때문에 빈자리가 생겼지만 모처럼 북적거린다. 며칠 전부터 명절 준비를 하느라 큰형님은 잠이 더 달아났단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기본이고 밥상에 올라갈 반찬에 마음을 더 쓰고 계신다. 이 겨울에 귀한 열무김치가 빠지지 않는다. 배추겉절이, 오징어초무침, 멸치볶음 등 애들 입맛까지 챙기느라 얼마나 분주했을지 차곡차곡 놓인 반찬통이 보여준다. 주..

일상을 담다 2024.02.12

말랑말랑 달달고소한 곶감호두말이~

아들 친구한테 한우 선물 세트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 속에서 어렵게 카페를 개업하고 첫 달 수입으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고맙고 미안하고 대견합니다. 몇 마디를 나눠보면 당차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일이든 본인이 해야 안심이 된다는 성격입니다. 몸은 더 고되겠지만 일에 대한 자부심도 크겠지요. 명절을 앞두고 무슨 선물이라도 해주고 싶어서 곶감 호두말이를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곶감'하면 논산 양촌 곶감을 알아줍니다. 끈끈한 인연인 영실 농원의 곶감을 사 왔습니다. 냉동실에 늘 있는 호두가 대접받는 날입니다. 곶감 꼭지를 떼고 씨를 발라냅니다. 그 안에 호두를 채웁니다. 돌돌 말아 오므려줍니다. 말랑하고 쫀득해서 잘 말립니다. 냉동을 한 후 썰어주면 됩니다. 포장지와 박스를 고르..

카테고리 없음 2022.01.30

명절기분나는 석성우체국 ~

설 명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조용하던 석성 우체국도 명절 선물을 보내는 택배로 우편서비스 창구가 분주합니다. 시골 우체국이라 국장님과 창구 직원 두 분인데 국장님이 창구앞으로 나오셔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내용물을 물어보고 다음날에 혹시라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쉽게 상하는 것은 미리 안내를 하시네요. 직원은 박스 포장을 한 번 더 꼼꼼하게 확인을 합니다. 일을 그만두었어도 양송이 주문 문의가 명절 때마다 들어오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연결을 해 드리거나 택배 보내는 것은 농가에서 좀 어려워해서 대신해주기도 합니다. 동글동글 뽀얀 양송이는 명절 선물로 꾸준히 사랑받아서 좋습니다. 코로나 오미크론 급증 예상으로 명절 이동도 자제해 달라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명절..

일상을 담다 2022.01.25

설날하루가 지나갑니다.

시댁 큰집이 같은 마을이라 명절이라도 오고가는 고생길은 없습니다. 전날 모여서 음식 준비하고 집에 와서 푹 자고 일어나 아침일찍 차례 지내러 가면 되거든요. 이른 아침 6시30분쯤에 갔는데 불이 꺼져있습니다. 아무래도 어제 다들 늦게 주무셨는지 곤히 주무시는 거 같더라고요. 현관문을 두드릴까 하다가 불이 켜질 때까지 동네 몇 바퀴를 돌며 아침 걷기운동을 했습니다. 날도 춥지 않아 걷기에도 참 좋았고요. 나름 의미까지 주면서 아침 운동을 실컷 하며 설날 맞이를 가뿐하게 했습니다. 이 빠진 옥수수마냥 썰렁하게 차례를 지냈습니다. 성묘를 다녀와서 세배 받는 시간입니다. 설빔입고 재롱떠는 어린 조카 손주들이 둘이나 빠지니 허전하더라고요. 어렵게 모인 김에 둘째아주버님 회갑 축하 촛불도 켰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

일상을 담다 2021.02.12

설날아침은 떡국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설날입니다. 명절이라고 모인 가족과 친지들로 북적대고 집이 들썩들썩할 정도로 분주하고 웃음소리로 꽉 차야 하는데 이번에는 모두가 조심스럽게 보내게 됩니다. 시댁 큰댁에도 서울에 사는 조카네 가족들은 내려오지 못하고 친정은 오빠와 올케 언니만 내려와서 엄마와 셋이 오붓하게 차례를 지내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군에 근무하는 작은아들이 오지 못해 무척이나 서운하고 보고 싶습니다. 아들이 빠지니 명절기분도 그닥 나지 않고요. 목소리만 들으며 그 아쉬움과 보고픔을 달랩니다. '작은아들이 오는 날이 명절이고 특별한 날' 이라고 혼잣말을 하며 냉동실에 국거리와 떡살을 잘 넣어두었습니다. 큰집에 가며 갈비와 잡채를 준비했는데 다들 맛있다는 말에 마음이 즐겁습니다. 친정도 좀 갖다 주고요. 우리 엄마 얼굴이 싱글벙글 환..

일상을 담다 2021.02.12

느끼한 속은 나박김치로 상큼, 시원하게 달래기~

슬슬 다가오는 명절 생각에 마음은 벌써 바빠졌습니다. 가끔 만나 점심을 먹는 언니 집에 놀러갔다가 배추1통, 무 3개를 얻어왔습니다. 시골은 저온창고가 있는 집이 많은데요, 일 년 내내 논밭에서 나온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뭐라도 주고 싶어서 뒤적뒤적하며 챙겨주네요. 설명절이 돌아오면 생각나는 나박김치입니다. 사는 곳이 시골이다 보니 손쉽게 고맙게 얻어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대파를 싸게 팔고 있다는 농가에도 들렸습니다. 비닐하우스에 싱싱한 대파가 일렬로 가득합니다. 덤까지 잔뜩 줍니다. 멸치, 다시마, 양파, 살짝 수분 빠진 과일로 육수를 냈습니다. 냉장고 바닥을 보이는 과일 칸에 사과를 아낌없이 넣고 마늘, 생강, 홍고추, 고춧가루를 넣고 드르륵 갈았습니다. 주머니에 넣고 육수 안에서 조물조물 ..

일상을 담다 2021.02.11

아껴 둔 봄쑥

냉동실을 정리하며 파랗게 데쳐 놓은 쑥 뭉텅이가 들어옵니다. 작년 봄 틈만 나면 봄볕아래서 일 처럼 캤던 쑥입니다. 쑥 개떡과 쑥버무리를 실컷 해 먹고 남은 쑥은 갖은 콩을 넣어 쑥설기를 해먹어야지 하고 아껴 두었던 것입니다. 아끼다가 뭐 된다고 해를 넘기고 말았네요. 꽝꽝 언 쑥은 물에 담가 녹이고 쌀을 불렸습니다. 떡 방앗간은 설을 앞두고 가래떡을 빼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쑥과 쌀을 내미는데 좀 미안한 생각도 들더라고요. 찜기 에서는 뽀얀 김이 연신 품어 나오고 바로 옆에서는 하얗고 긴 가래떡이 줄줄 나옵니다. 멀리 산다는 딸과 사위까지 와서 손발을 맞추는데 보기가 좋더라고요. 부드럽게 기계 안에서 얼굴 내미는 가래떡은 끊어질 줄 모르고 가위로 뚝딱하면 쏙쏙 건져서 박스 안에 차곡차곡 가지런히 놓습니..

일상을 담다 2021.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