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집에 오던 작은 아들을 세 달 넘도록
못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같아 자가 격리를 하며
두 번의 검사는 음성으로 나와 안심했습니다.
직장과 숙소에서 꽁꽁 묶여 지낸다는 아들은
핸드폰 너머로 갑갑증이 날 만큼 힘들다는
투정을 부립니다.
무심히 기다린 끝에 잠깐의 외출이 된다는 말에
마음은 벌써 아들 앞에 서 있습니다.
포장음식은 플라스틱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집 밥이 너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엄지 척 하며 한 공기 뚝딱 비우는
둥글고 따뜻한 밥을 마음까지 배부르게
얼른 먹이고 싶습니다.
주말에 오면 챙겨주는 것처럼 반찬 몇가지와 밥을 해서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한 시간 반을 달려가 언제 봐도 환한 아들을 마주합니다.
그것도 무슨 지나가는 바람처럼 보고 왔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은 아쉬움을 읽었는지 훤칠하게 큰 키로
두 팔을 활짝 내밉니다.
깍지 낀 두 손이 절대로 풀어지지 않을 만큼 힘껏 껴안습니다.
그 순간의 행복으로 또 다음을 약속합니다.
막연하고 조급한 기대는 여지없이 거품처럼 일었다가
사라지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일상에 적응하며 마스크와 거리두기가 사라지는
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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