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십 년 만에 겪는다는 한파와 폭설이 대단합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집안에 콕 박혀 몸도 마음도
꽁꽁 묶였습니다.
어찌 겨울밤보다 겨울 낮이 더 길게 느껴집니다.
매일 해야 하는 일처럼 아침마다 운동 삼아 올랐던
부소산 산책은 아예 생각도 못합니다.
이러다 푹 퍼져 있을 모습에 조바심이 납니다.
하루정도는 눈 풍경에 환호하다가
그것도 차츰 걱정과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방 저 방 기웃대며 꼼지락거리는 살림 재미를 느끼다가도
싫증이 납니다.
온몸을 크게 움직이며 발걸음은 씩씩해져 바깥 공기를 마셔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몸이 찌뿌등하고 늘어집니다.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 추위 핑계는 그만두고
옷 뭉치처럼 단단히 싸매고 마을 산책을 나섭니다.
쏟아지는 햇살에 눈밭은 더욱 반짝거려 눈이 부십니다.
사나운 찬바람에 정신 번쩍 나도록 시린 머리도 잠시,
걸을수록 몸에서 열이 나고 시원한 느낌이 확 다가옵니다.
푹푹 빠진 발자국 따라 뽀드득 소리를 내며 겨울 풍경이
되어 걷습니다.
이웃집 허청에 매달린 고드름이 새삼 신기한 듯 반갑습니다.
어느 겨울날 눈 쌓인 마당에서 눈싸움하던 두 아들이 그려집니다.
세상 가장 신난 웃음소리가 귓가에서 쟁쟁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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