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지게 보내는 휴일입니다.
겨울답게 바람은 온몸이 움츠러들도록 차갑지만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이 따스합니다.
창문마다 활짝 열어놓고 상쾌하게 환기를 시킵니다.
늦잠자고 일어난 큰아들이 라면 두개에 청량고추를 서너 개 넣어
매콤하게 끓여달라고 부탁합니다.
매운 내를 들이킨 목은 연신 기침을 해댑니다.
뜨겁고 매운맛을 눈과 코가 먼저 즐기고 있습니다.
국물을 몇 숟가락을 뜨고 있는데 옆집아주머니의 전화가 옵니다.
잠깐 집에 오라고요.
할아버지가 팥죽이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직접 팥죽을 끓이셨다고 합니다.
뜨거울 때 먹어보라고 따끈따끈한 냄비를 건네시네요.
잘 퍼진 밥알 속에 새알심이 쏙쏙 들어있는 팥죽을 보자마자
침부터 삼켰습니다.
맛이 들기 시작한 김장김치와 새콤하게 시원하게 익은 동치미를 놓고
한 대접 덜어 달게 비웠습니다.
마침 내일이 동지라서 팥죽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옆집아주머니 손맛으로 미리 맛있게 즐겼습니다.
든든하게 입맛도 즐기고
옛날 생각하며 추억도 떠올리고
건강하고 따뜻한 동짓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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