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걸려 김장을 담갔습니다.
하루는 배추를 뽑고,
이튿날은 배추절이며 양념 준비하고
다음날은 양념소를 넣어 마무리를 했습니다.
말이 사흘이지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일주일이 꼬박 걸린 듯 합니다.
예년 같으면 10월 말에 담갔을 김장을
12월에 들어서며 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심은 배추는 속이 제대로 차지 않아
기다리다가 그만 늦어버린것이지요.
이번 가을은 비도 자주 내리지 않았는데
아침저녁으로 물주라는 이웃집 어르신 말을
흘려버린것이 후회되었습니다.
보통때는 속이 꽉 찬 배추 20포기정도로 김장을 담갔습니다.
설렁설렁하게 차오른 배추가 아무래도 양이 적고 서운할 거 같아
뽑아놓고 보니 40포기가 되었습니다.
두 쪽으러 쪼개 소금에 절이는데 겉보기와 달리
양념속을 넣기 좋게 노랗게 잘 찼습니다
'와!' 양이 제법 많습니다.
느닷없이 같은날 김장한다는 친정언니와
옛날 김장 품앗이 하듯 친정엄마는 딸 눈치를 보며
속만 넣는 예약이 줄줄 잡혀있답니다
무릎과 허리가 아프신 친정엄마 김장은 제가 해서 드리거든요.
하는 수 없이 혼자서 피로회복제를 챙겨먹으며
후다닥 해치우려는 마음을 다스립니다.
양념소를 만드는데 힘이 잔뜩 들어가는 두 팔은 아프고
땀이 날 정도로 열이 불쑥 났습니다.
괜히 배추 욕심을 부려서 이 고생을 하나 싶었습니다.
올해는 김치냉장고를 새로 장만하여 들어갈 곳이 넉넉합니다.
항아리식 김치냉장고는 오래 두고 먹을 김치를 보관하고
서랍식은 종류별로 김치를 마음껏 담가 넣으려고요.
냉장고가 여유가 생기니 깔끔하게 정돈된듯
부엌이 환합니다.
김장김치부터 시작해서 동치미, 갓김치, 파김치, 무김치, 깍두기가
차곡차곡 들어차고 있습니다.
마음이 든든해지고 어깨도 으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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