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부등한 몸을 가볍게 하려고 부소산을 오른다.
아침에 꼭 해야 하는 운동처럼 즐거운 습관이 되어간다.
거짓말처럼 날이 풀리면 살 거 같더니
다시 추워진다는 말만 들어도 몸이 바짝 오그라든다.
수북하게 쌓였던 눈길은 발길 닿는 곳마다 환히 길이 나 있다
순해진 바람결에 훅 스며드는 솔내음이 진하고 향기롭다
숨가쁘게 상쾌함이 차오른다.
눈이 녹지 않은 길을 한 눈 팔다가 미끄러지며
아찔한 순간이 바짝 긴장을 하게 한다.
정신을 차리고 몸을 낮추고 발걸음에
온 마음을 쓴다.
오를수록 더운 숨을 몰아쉬며
묵었던 것들이 일제히 빠져나가는 거 같다.
부소산 한 바퀴를 돌며 숨차 오르고 가쁜 숨을 내쉬는
반복이 활기찬 생기를 솟아나게 한다.
그 맛을 알기에 자주 또 오를 생각을 한다.
몸도 가볍고
덩달아 마음까지 가벼워져서
뭘 해도 좋을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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