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친정엄마의 생신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두 딸만 친정집에서 집 밥으로
조촐하게 생신밥상을 차려드렸습니다.
서울 사는 오빠네와 익산 사는 남동생네까지
다 모이면 엄마집 거실이 꽉 차고 좁다는 생각이 들어도
오히려 시끌벅적하고 좋았는데 텅 빈 허전함이 올라왔습니다.
둥그런 밥상앞에 세 모녀가 마주 앉았습니다.
시부모님을 모시며 겨울에도 일이 많은 언니는
당일 아침에 딴 달콤한 딸기를 준비했습니다.
딸이 만든 반찬은 맛도 안보고 무턱대고 맛있다는
우리 엄마입니다.
겨울철에 먹으면 별미가 되는 열무 두 단 사서
열무 물김치를 담그고 아삭아삭 무생채와,
양지머리와 사태를 반반 섞어 푹 끓인 진한국물로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또 잡채가 빠지면 안 되겠지요.
색감좋도록 야채도 골고루 잔뜩 넣었습니다.
흑설탕과 간장 넣은 물에 당면을 삶았더니
색깔이 잘 배었습니다.
언니는 보자마자 와, 야채도 많이 들어가고
아주 맛있어 보인다고 감탄합니다.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로 썰렁한 생신날이 되었습니다.
맛있다고, 우리 딸들이 고맙다고 연신 말을 하시지만
오빠와 남동생이 오지 못해 무척 서운하셨을 엄마의
마음을 잘 알지요.
그것도 잠시 오빠, 동생, 올캐, 손주들까지 줄줄 이어지는
전화로 싱글벙글입니다.
다음에는 다 모여 푸짐하게 차려놓고
웃음 소리가 꽉 차는 봄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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