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뽀드득뽀드득 부소산 숲길

LO송이VE 2021. 1. 20. 04:56

찌부등한 몸을 가볍게 하려고 부소산을 오른다.

아침에 꼭 해야 하는 운동처럼 즐거운 습관이 되어간다.

거짓말처럼 날이 풀리면 살 거 같더니

다시 추워진다는 말만 들어도 몸이 바짝 오그라든다.

 

수북하게 쌓였던 눈길은 발길 닿는 곳마다 환히 길이 나 있다

순해진 바람결에 훅 스며드는 솔내음이 진하고 향기롭다

숨가쁘게 상쾌함이 차오른다.

눈이 녹지 않은 길을 한 눈 팔다가 미끄러지며

아찔한 순간이 바짝 긴장을 하게 한다.

정신을 차리고 몸을 낮추고 발걸음에

온 마음을 쓴다.

 

오를수록 더운 숨을 몰아쉬며

묵었던 것들이 일제히 빠져나가는 거 같다.

부소산 한 바퀴를 돌며 숨차 오르고 가쁜 숨을 내쉬는

반복이 활기찬 생기를 솟아나게 한다.

그 맛을 알기에 자주 또 오를 생각을 한다.

 

몸도 가볍고

덩달아 마음까지 가벼워져서

뭘 해도 좋을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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