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10

하얀 눈이 찾아왔다~

오늘 아침도 눈길을 걷습니다 눈다운 눈이 첫눈이라며 좋아하던 것도 잠시, 단짝처럼 찾아온 추위가 계속 이어집니다. 이번 겨울에 몇 번이나 신을 수 있을까 하며 신발장 구석에 두었던 털 장화를 신습니다. 귀까지 덮는 털모자를 쓰고 장갑도 챙깁니다. 아무리 추워도 아침 걷기 운동은 거를 수가 없습니다. 어쩌다 게으름을 피우는 날에는 종일 찌뿌듯합니다. 문밖을 나서자마자 느꼈던 추위는 걸음 수만큼 몸 안에서 열이 납니다. 제때 눈을 치운 길은 햇빛 받아 환합니다. 그늘진 곳은 쌓인 눈이 단단해지고 군데군데 반들반들한 빙판길입니다. 성큼성큼 걷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바짝 긴장합니다. '힘을 빼고 천천히.' 시 낭송을 배우며 많이 들었던 말인데 오늘 아침 빙판길에서 그 말이 툭 나옵니다. 힘을 내야 할 때가 있고 ..

일상을 담다 2022.12.20

동짓날에 먹는 팥죽~

동짓날이라고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습니다. 매번 팥을 얻어해 먹거나 친정엄마가 챙겨주는 팥죽을 먹었는데 올해는 직접 농사지은 팥으로 팥죽을 끓였습니다. 지난여름 뒤늦게 중복 지나서야 심은 팥이 걱정과 달리 잘 크고 주렁주렁 열매 줄기가 달렸습니다. 햅쌀에 햇팥을 넣은 밥이 꿀맛 같아 그 맛도 놓치지 않았고요. 텃밭 가장자리에 두어줄 심은 것 틈틈이 해 먹을 만큼 정도 수확을 거뒀습니다. 전날 미리 불려놓은 팥을 압력솥에 20분정도 삶아 한 김 식힌후에 믹서에 곱게 갈았습니다. 몽글몽글 푹 삶아진 팥을 조금 남겨놓고요 새알심은 찹쌀가루가 없어 아쉬운 대로 가래떡으로 대신합니다. 곱게 갈아놓은 팥은 물을 적당히 부어 한번 끓여줘 팥물을 만들고요 찰밥을 따로 압력솥에 했습니다. 팥죽 먹을 때 입맛을 더 살려주는..

일상을 담다 2021.12.23

2월의 봄눈, 궁남지를 걷다.

2월, 우수를 코앞에 두고 봄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나뭇가지는 제 무게를 감당치 못하는지 흔들흔들 휘청거립니다. 간간히 휘몰아치는 바람이 고맙게도 그 눈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합니다. 며칠 전 만해도 벌써 봄이 왔나 소리가 슬그머니 나왔는데 봄이다 싶으면 눈이 내리고 추위에 오돌오돌 떨게 만들며 조급한 마음을 혼내고 있습니다. 눈 내린 궁남지를 못 걸어보고 겨울을 보내는 거 같아 뭔가 찜찜한 아쉬움이 들었는데 이때다 싶었지요. 눈길 운전을 하다 놀랜 뒤로는 운전대를 잡지 않게 됩니다. 춥고 귀찮아서 가기 싫다는 남편을 꼬드겨 궁남지에 다녀왔습니다. 미끄러운 눈길에도 궁남지를 꼭 가야겠다고 한 것은 초저녁잠까지 반납해가며 주말 밤을 '철인왕후' 라는 드라마에 빠져있었습니다. 그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 한 곳이 ..

일상을 담다 2021.02.18

두배로 늘어난 김장

사흘에 걸려 김장을 담갔습니다. 하루는 배추를 뽑고, 이튿날은 배추절이며 양념 준비하고 다음날은 양념소를 넣어 마무리를 했습니다. 말이 사흘이지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일주일이 꼬박 걸린 듯 합니다. 예년 같으면 10월 말에 담갔을 김장을 12월에 들어서며 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심은 배추는 속이 제대로 차지 않아 기다리다가 그만 늦어버린것이지요. 이번 가을은 비도 자주 내리지 않았는데 아침저녁으로 물주라는 이웃집 어르신 말을 흘려버린것이 후회되었습니다. 보통때는 속이 꽉 찬 배추 20포기정도로 김장을 담갔습니다. 설렁설렁하게 차오른 배추가 아무래도 양이 적고 서운할 거 같아 뽑아놓고 보니 40포기가 되었습니다. 두 쪽으러 쪼개 소금에 절이는데 겉보기와 달리 양념속을 넣기 좋게 노랗게 잘 찼습니다 '와!'..

일상을 담다 202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