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들깨모가 몸살없이 잘 크겠구나~~~~

LO송이VE 2010. 7. 13. 14:42

전날부터 시작된 장맛비는 이튿날오전 반나절까지 내리 퍼붓더니

오후가 되면서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때맞춰 해야할 끝없는 농사일로 부지런한 어르신들은 때를 놓치는 법이 없습니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뿔을뽑아 깨까시 매준 텃밭에 들깨모심기에

이미 마음부터 급해집니다.

깨까시 해놓은 텃밭은 장맛비로 흠뻑 스며들어 촉촉함이 넘쳐 질퍽거리기까지 합니다.

 

정연규어르신내외는 서너개씩 어린들깨모를 적당한 간격으로 놓아주면

바로 뒤따라서 호미질이 바빠집니다.

무릎이 아프신지 제대루 앉지도 못하고 꾸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리고

호미질을 할려니 힘이 많이 부쳐보입니다.

힘에겨워 말조차도 아끼다가 지나가는 이웃집며느리의 인사로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한동네 사는 큰아들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가며 말벗이 되어드립니다.

딸이 있어야 좋다며 지금도 늦지않았다고 슬쩍 떠보시는 말에

이웃집 며느리는 화들짝 놀라며 '아니예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낳기만하면 스스로 잘 컸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진지 오래되었고

현실이 주는 부담감은 말하지 않아도 쉽게 떨쳐 버릴수가 없습니다.

 

이런저런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언제 다 심어질지 까마득했던 밭은

어린들깨모로 보는사람도 기분좋게 제자리를 찾은듯 이쁘게 펼쳐져 있습니다.

틈틈히 허리펴기를 수차례하시며 늦은 저녁나절까지 고된일거리가 끝을 맺습니다.

집으로 들어가시기전 이웃집며느리에게도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말을 하십니다.

 

 

'아휴...제가 뭘 했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