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 살림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뭐하냐고 누가 물으면 당당하게 , 여우같이
'살림'이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만큼 살림하는 맛에 길들여지고 있습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따르며 정해진 공간속에서
꼭 필요한 만남과 외출을 하며 단조로운 일상입니다.
무료하게 남아도는 시간을 후하게 인심 쓰듯 집 안 밖은 물론
친정집까지 돌보게 됩니다.
매일 아침마다 친정으로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친정엄마가 몇 주 전에 쓰레기를 버리다가 넘어지셔서
무릎인대가 늘어나 고생을 하고 계십니다.
혼자 사셔도 살림살이가 왜 그리 많은지요.
아까워서 못 버리고 쌓아둔 것이 결국은 버려야 하는
쓰레기 신세입니다.
갈 때 마다 눈에 거슬렸던 뜰팡의 너저분한 물건부터 치우고
창고처럼 쓰이는 방도 치워드렸습니다.
넓어지고 환해진 친정집을 나름 보기 좋게 꾸며드리고도 싶습니다.
결혼 전에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는데 내 집 살림을 하다 보니 달리 보입니다.
한 가지씩 들고 가는 반찬도 '맛있다' 소리를 자꾸만 하시며 잘 드십니다.
남편 생일날에 먹은 미역국도, 친정 텃밭에서 자란 아욱도 제대로 국을
끓였다고 하십니다.
어제는 고사리나물, 오늘은 계란장조림으로 챙겨드렸습니다.
자주 마실 오는 아주머니들과 둥그런 밥상에 앉아 한 끼
달게 비우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을 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입에 쏙, 꿀밤고구마~ (0) | 2020.10.25 |
---|---|
장마 속에 수확 한 강낭콩 (0) | 2020.08.06 |
새우젓으로 입맛 되찾기~ (0) | 2020.05.09 |
생강 씨를 심었어요~ (0) | 2020.04.20 |
궁남지의 봄을 담다 (0) | 2020.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