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새우젓으로 입맛 되찾기~

LO송이VE 2020. 5. 9. 09:54

가격을 물었다가 깜짝 놀랄 만큼 비싼 새우젓을 샀습니다.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남편은 자주 입맛 없다는 소리를 합니다.

그럴 때 처방전처럼 밥상에 올리는 것이 새우젓입니다.

새우젓 중에서도 밥반찬으로 좋다는 육젓입니다.

남편만 챙기다가 친정엄마도 걸리고,

친정언니의 사돈 어르신도 걸립니다.


나이 들수록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크게 와 닿은 때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친정엄마는 입맛도 없고 쓰고 아무것도

넘어가지 않는다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평소 워낙에 식사를 잘하시는 편이라 무심히 넘겼다가

쓰러져 입원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뒤로는 입맛 없다는 소리만 들리면 새우젓이라도

사들고 달려갑니다.

친정엄마는 물에 밥 말아 새우젓을 올려 다행이도

달게 넘기듯 식사를 하십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를 두며 친정언니네도 뜸했습니다.

90이 넘으신 사돈 어르신이 계셔서 더 조심하게 됩니다.

두 달 만에 놀러갔다가 친정언니가 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시어르신이 통 입맛이 없으셔서 식사도 못하고

기운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버이날에 새우젓을 선물했습니다.

그날 저녁, 친정언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옆에서 아버님이 통화하고 싶다고 바꿔달라고 한다면서요.

'어디서 이렇게 맛있는 새우젓을 사왔냐고,

애들 이모 덕에 입맛이 착착 달라붙었다고' 하십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꼭 청춘을 되찾은

기운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