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괴산에서 날아온 자색땅콩

LO송이VE 2019. 9. 25. 14:09

한 번의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는 것은 참 좋은일입니다.

그만큼 부담 없이 잘 지낸다는 것입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거리와 시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잊고 있다가 갑자기 바늘에 찔려 따끔한 것처럼 정신이

번쩍 나도록 혼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좋은 인연에 더 고마움을 갖게 됩니다.


어제는 멀리 괴산에서 날아온 자색땅콩을 쪄서

입이 궁금할 때 먹으려고 냉동실에 몇 봉지로 나눠 넣어두고

시낭송을 배우는 회원들과 먹으려고 간식으로 가져갔습니다.

다들 한 목소리로 찐 땅콩은 처음 먹어본다며 '빈 거 없고,

썩은 것도 없고 크고 좋다' 하며 빈 껍질이 금세 수북이 쌓였습니다.

회원 한분은  부모님 생각이 났는지 바로 주문까지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말린 땅콩을 까서 볶아 먹을 줄만 알다가 어느 해 금방 캔 땅콩을

쪄서 먹어보는데 자꾸만 손이 갈 정도로 맛있더라고요.

그 뒤로는 꼭 금방 캔 흙 묻은 땅콩을 주문해서 먹고 있습니다.


흙냄새를 늘 가까이하며 땀의 소중함을 글로 일깨워주는 강마을 언니,

농사꾼의 아내로 살면서 이름이 브랜드가 되어 소비자와 소통하는 분이지요.


고소한 자색땅콩으로 마음까지 포근하게 익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