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부족함이 실감났던 시낭송대회 첫무대~

LO송이VE 2019. 9. 23. 10:34

처음으로 시낭송대회라는 무대에 섰습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이 실감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시가 좋아 무작정 취미활동 하나라도 가지겠다며 시낭송을 배웠습니다.

손으로 꼽아보니 벌써 여러해가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수업받으며 집에 가서도 열심히 읽어야지 다짐했다가

덮은 데로 그대로 두었다가 그 다음주 수업에 교재를 펼칠 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수업할 때도 선생님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메모를 하고 일기처럼 다시 정리를 합니다.

학교 다닐 때는 하기 싫던 공부가 재미있는 일처럼 새록새록합니다.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던 시를 몇년 째 읽고, 외우다 보니

어느새 입이 저절로 기억을 하나봅니다.

시낭송을 녹음한 파일을 보내 예선을 치르는데 몇 번의 탈락을 할 때 마다

속상하고 주눅도 들었습니다.

기다리던 예선 통과, 간절하게 바랐던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아서 가족은 물론 가깝게 지내는 분들에게도 자랑을 했습니다.


옷장속에서 가장 예쁘고 단정한 원피스를 골라 입었습니다

대회장으로 가는 차안에서 줄기차게 외우며 목소리를 가다듬었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모여든 참가자들과 환하게 웃으며 서로를 응원합니다.

무대 객석 가운데에는 심사위원들이 자리를 잡고 한분 한분 무대에 오릅니다.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로 목소리로 다시 시를 쓰고 있습니다.

제목부터 딱 귀에 들어오는 분은 역시나 끝까지 빠져들게 합니다.

'목소리가 참 듣기 좋다' 소리가 나오는 분은 더 귀를 기울였습니다.

몸짓, 표정, 눈빛 하나에도 자연스러움이 뭍어나는 낭송은

참으로 부러웠습니다.

시낭송도 하나의 행위예술이라고 말하는 심사평을 들었습니다.


여전히 또박또박 읽기에만 급급한 것은 아니었는지,

시인의 마음을 얼마나 읽어내고 담아냈는지 돌아보게 했습니다

수상소식 하나 없이 돌아오는 길이 서운하고 기운까지 빠졌습니다.

끝나고 나서야  절실하게 알게되는 부족함입니다.

자꾸만 가라앉는 마음에게 위로하듯 큰 경험했다고 토닥입니다.

다시 도전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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