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청주의 상당산성에 오르다~

LO송이VE 2018. 10. 1. 05:11

어느 토요일오후, 갑자기 없던 시간이 생긴것처럼

다섯시간동안 기다림을 해야했습니다.

시험보러 들어가는 작은 아들이 걱정말라며

집에 가라고 했지만 엄마마음이 어디 그런가요.


청주에서 부여오는 교통편이 뜸할 거 같고

힘들게 시험보고 나와서 혼자 돌아오는 그 길이

바닥까지 지쳐있을 생각에 그냥 두고 올 수가 없었습니다.


시험보는 학교 근처에서 폰으로 가볼만한곳을 검색해보니

상당산성이 나옵니다. 네비 찍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부소산성과 비슷하겠지하며 겁없이 혼자서 향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꼭 고창 읍성에 온듯한 착각이 듭니다.

성곽을 따라 나홀로 시간을 만끽하듯 씩씩하게 오르는데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을줄 알았는데 어라? 뜨믄 뜨믄

친구끼리, 가족끼리, 연인들이 갑자기 나타나는 사람들처럼

마음을 놀라게 합니다.


흐린하늘에 비까지 부슬 부슬 내리고 괜히 올라왔나, 도로 내려갈까

후회와 갈등을 반복하며 어쩌지도 못하는 발걸음은 자꾸만 서두릅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오르는데 사방이 숲, 앞뒤에 사람은 하나도 없고,

눈앞에 보이는 산성길 끝은 저멀리 까마득해보이고 순간 무서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걷다가 저만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이제 살았구나' 하며 

그제야 웃으며 안심을 했습니다.


상당산성 남문에서 출발하여 서문을 거쳐 동문으로 내려온 코스더라고요.

처음 가보는곳에 혼자서 하는 산행, 별 생각없이 올랐다가 무섭기도 했지만

나홀로 산행 제대루 한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