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온가족이 모여 빚는 송편이야기~

LO송이VE 2018. 9. 21. 06:55

해마다 추석전날에는 4형제가 모여 송편을 빚습니다.

아들, 딸과 손주들까지 다 모이면 서른명이 넘는 대가족입니다.

식구들이 많아 차례지낼 음식보다 끼니마다 먹어야 할 음식 준비가

더 힘듭니다. 주부라면 아마 다 공감하지 않을까요.

남자들이야 툭하면 '숟가락하나 더 놓으면 되지' 하며 힘안들이고

말을 하지만 여자들은 그게 아니지요.

매일먹는 가족말고 누군가가 함께하면 은근히 마음이 쓰이게 됩니다.


큰형님이 맵쌀불려 방앗간에서 빻아오고

동부콩으로 속을 만들어 준비해 놓습니다.

송편빚기에 영 서투른 남편은 반죽을 나서서 한다고 합니다.

남자손힘이 좋으니 잘 치대며 빚기 좋게 부드럽게 반죽을 해줍니다.


큰아주버님부터 밑으로 동생들과, 고사리손을 보태는 손주들까지

거실바닥이 좁게 느껴질만큼 꽉차게 앉아 송편을 빚습니다

만들어지는 대로 큰형님은 찜기에 쪄내기 시작하고요.

솔잎을 넣어야 상하지도 않고 냄새도 좋다고 해서 송편빚다말고

바로 우리집 마당에 있는 소나무로 달려가 솔잎도 따옵니다.

이렇게 온가족이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며 송편을 빚는답니다.


재잘대며 까르르 웃는 손주들,

굵직하고 경쾌한 남자들의 웃음소리,

웃음보가 터져 그칠줄 모르는

여자들의 깔깔웃음소리가 있습니다.

행복을 빚습니다.

추억을 먹습니다.


추석명절 연휴를 빠른분들은 오늘부터 서두르지 않을까 합니다.

오고가는 길 안전하게 별탈없이 즐겁게 다녀오시고요

모처럼 만나는 가족, 친지들과 친구들과

반가운 시간, 맛있는 시간 나누고 오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