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개떡 4

풀 향기는 내가 첫 번째~

풀 향기는 내가 첫 번째~ 끼니를 잊을 만큼 봄볕이 좋은 한낮입니다. 오가며 눈독을 들이던 쑥이 잘 자랍니다. 옅은 하얀빛이 감돌며 솜털까지 보이는 어린 쑥은 '예쁘다' 소리부터 하게 됩니다. 마당 돌담 사이로 듬성듬성 보였던 쑥이 수북수북 내 땅 자랑하듯 크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니 카메라에 찍히는 대접까지 받습니다. 지나가는 어르신이 한 주먹씩 캐가기도 합니다. 봄만 되면 쑥국은 기본이고 쑥버무리와 쑥개떡을 만들어 먹는데요, 특히 쑥개떡은 일 년 내내 먹는 간식입니다. 쑥 캐는 재미와 만드는 재미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봄 농사가 슬슬 준비되는 요즘, 논밭이나 길가 풀밭에 제초제를 뿌리기 전에 서둘러야 합니다. 마당 돌담 사이에 자란 쑥부터 바구니에 담습니다. 핸드폰으로 좋아하는 ..

일상을 담다 2023.04.07

일찍 맛보는 보름나물과 찰밥~

정월 대보름날이 다가오는 하루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몇 가지 묵은 나물을 볶느라 분주합니다 불린 찹쌀은 팥과 강낭콩을 넣어 쪘습니다. 나물은 친정엄마가 작년에 틈틈이 다듬고 삶아 말린 것들입니다. "나물 가지러 언제 올래" 엄마는 얼른 주고 싶어 마음이 급해집니다. 무시래기, 고구마 줄기, 장로 이파리, 호박, 토란 줄기를 삶아서 그릇마다 한가득합니다. 설 명절 전날에 발을 접질려 되도록 가만히 계시라고 신신당부했는데도 소용이 없습니다. 나물을 보고 딸은 버럭 잔소리로 쏘아붙입니다. 분명 발 아픈 것도 참고 왔다 갔다가 하며 불리고 삶으셨을 테니까요. "엄마 내가 이거 다 맛있게 볶아 올게" 또 금방 후회되는 말을 주워 담듯 봉지에 챙겨 옵니다. 마을에서는 해마다 정월대보름맞이 행사를 합니다 마을 저수지..

일상을 담다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