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고봉밥으로 한 그릇 비웁니다.
매일 아침 걷기 운동 대신 집 앞 논으로 향합니다.
작년에 신은 긴 장화를 신고 한쪽면이 코팅된 면장갑을 낍니다.
얼굴이 푹 들어가도록 큰 모자를 쓰면 논에 들어갈 채비가 끝납니다.
어린 모가 뿌리를 잡고 새끼를 치고 연둣빛은 어느새 초록으로
출렁거리며 잘 자라고 있습니다.
요 며칠 남편은 논에 풀을 뽑아야 한다고 노래를 합니다.
취미활동으로 일주일을 바쁘게 보내다 보니 은근 눈치도 보이고 미안합니다.
토요일은 마음먹고 아침 일찍 논에 들어가 풀을 뽑아냅니다.
올해는 미리미리 제초제를 잘 뿌려서 인지 작년만큼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을 빼고 난 후 어느 정도 단단해져 논바닥의 모 사이를 걸을 때는
막 달려가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 군데군데 물이 고여있는 곳은 푹푹 빠져 걷기 조차 힘듭니다.
얼마큼 흘렀을까요?
걷는 것도 느려지고 손끝이 저린 듯 아프기 시작합니다.
땀이 나던 얼굴은 줄줄 흘러내리고 긴 장화를 신은 다리와 발은
땀으로 젖어 쪼글쪼글해진 느낌입니다.
어쩌다 논밭 일을 하다 보면 괜한 욕심이 생겨 계속하게 됩니다.
그러면 다음날 몸이 꼭 아픈 소리를 냅니다.
핸드폰 시계를 보니 두어 시간이 지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눈짐작으로 선을 긋습니다.
싱그럽게 흔들거리는 초록물결을 바라봅니다.
마당에 핀 백합 향기까지 더해 내 몸을 감싸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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