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퇴근하자마자 약통을 지고 집 앞 논에 갑니다
작년 모내기를 끝내고 별로 보이지 않던 풀들이
나중에는 쑥쑥 자라 올라와 큰아들과 둘이 뽑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올해는 미리 제초제를 뿌리는 일부터 챙깁니다.
6 마지기 논을 약통 지고 왔다 갔다 하면서 또 다른 논까지
언제 다하나 까마득했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한 끝에 번뜩이는 생각이 따릅니다.
언제 쓸지 모르지만 값이 싸다는 말 듣고 구입한 발전기와
차량을 세차할 때 쓰는 고압분무기, 재활용으로 구입한 물통이
딱입니다.
작은집에서 트럭을 빌려 차에 싣고 집에서 좀 떨어진 논으로 향합니다.
논갈이를 하고 로터리를 친 논바닥에 트럭 바퀴가 빠질까 봐 걱정입니다
남편은 4륜 구동으로 하면 바퀴 4개가 움직여서 빠지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아내는 트럭을 천천히 남편 손짓에 따라 움직이고
남편은 분무기를 총 쏘듯 시원하게 멀리 제초제를 뿌립니다.
그 넓은 논이 어두워지기 전에 끝납니다.
저녁으로 피자 한 판과 캔맥주를 준비합니다.
시원하게 잘도 넘어갑니다.
한껏 홀가분해진 마음이 보약 같은 잠을 불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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