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날이라고 새벽부터 동동거렸습니다.
두 아들은 나가 살고 남편과 둘이 먹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나눠먹는 재미로 하게 됩니다.
어릴 적 보름날에 즐겼던 추억도 떠올리며
그 기분도 내고 싶고요.
쑥설기를 해서 갖다 주러 갔다가 엄마와 언니 집에서
묵은 나물을 골고루 얻어왔습니다.
미리 삶고 불린 나물을 들기름을 넣어 볶았습니다.
큰 형님이 준 고사리는 뜨물로 불리면서 비린 맛을 없애고요
토란줄기, 고구마 줄기, 머위, 무, 시래기, 시금치, 호박 나물이
모여 있으니 푸짐합니다.
보름날이라 마음먹고 들기름 발라 김도 구웠습니다.
예전에는 겨우내 김을 직접 구워 먹다가 귀찮아서
조미김을 사 먹거든요. 남편이 제일 좋아합니다.
식용유 조금, 참기름은 조금 더, 들기름은 많이 섞어서
발랐더니 윤기 나고 더 바삭거립니다.
강낭콩과 밤을 넣은 찰밥도 압력솥 대신 찜기에 고슬고슬하게
쪘습니다. 번거로워도 맛은 더 좋은 듯합니다.
괴산 강마을 언니가 농사지은 말린 땅콩도 꺼내 고소하게
볶습니다.
남편과 큰아들의 자꾸만 손이 가는 간식거리입니다.
요즘 입맛 없다는 남편이 모처럼 도시락으로 들고 간
보름나물과 김으로 아주 맛있게 먹었다는 말을 잊지 않네요.
몇 끼를 먹어도 속이 편안하고 든든하고 고소한 보름 밥으로
건강 챙겨보는 정월 대보름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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