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주말 내내 텃밭 풀매기~

LO송이VE 2020. 3. 8. 20:02

주말 내내 텃밭에서 풀매기를 했습니다.

그동안 옆집 어르신이 재미삼아 우리 텃밭을 가꾸셨습니다.

몇 년 전에 이사를 오시고 심심해하는 어르신에게 부탁을 드렸지요.

둘 다 직장을 다니니 조그만 한 텃밭하나도 풀만 무성하기가 일쑤였거든요.

텃밭을 정원처럼 가꾸시는 어르신 덕분에 일 년 내내 밥상이 푸짐했습니다

틈틈이 손을 보태며 거들기는 했지만 워낙에 부지런하셔서 매번 뒷북치며

따라 갈 수가 없더라고요.


어느 날 옆집 어르신이 '이제 직장 안 나가지? 라고 물으십니다.

큰 수술을 두 번이나 하고나서 올해부터는 밭농사가 어렵다고 하십니다.

'예~그럼요, 제가 해야지요.'라고 얼른 대답을 했습니다.

직장도 그만두고 제대로 할 일이 생긴 것이지요.


시골에서 나고 자라 그런지 농사일이 몸은 힘들어도 할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려서는 부모님 따라 논밭으로 가서 일을 할 때는 정말 하기 싫어했습니다.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일만 시키는 아빠가 싫다고 툴툴 거렸지요.


슬슬 텃밭에 자리를 넓혀가는 풀부터 뽑기로 했습니다.

거름기 좋은 흙속에서 아직 여린 풀뿌리는 호미질도 가볍고,

뽑고 툭툭 털어내기가 쉽습니다.

이틀 동안 그렇게 텃밭에서 쪼그리고 앉아 몇 시간동안 풀을 뽑았더니

손끝이 아프고 허리도 아프더라고요. 자고나면 또 아무렇지도 않습니다.ㅎ

풀 한 포기 없이 깔끔해진 텃밭을 보니 뿌듯합니다.

씨감자도 얻어다 심고, 호박, 가지, 오이 등 모종을 사다가

심어야지요.


드문드문 겨우내 자란 갓과 쪽파도 뽑아 다듬었습니다.

시금치도 달큰하게 맛있는데 좀 더 커야 할 듯합니다

봄에 맨 처음 올라오는 부추는 몸에 그렇게 좋다지요

라면을 부르는 맛이라고 칭찬하는 작은아들의 말을 떠올리며

갓김치를 담고, 이 맘 때쯤 참 맛있게 먹는 쪽파나물도 무쳤습니다.


시골아낙으로 살아가는 첫 번째 일을 즐겁게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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