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매일 매일 대청소하듯 살림하는 날들~

LO송이VE 2020. 2. 27. 10:54

'요즘 뭐하며 지내세요? 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 궁금해서 다정하게 묻는 말이지요.

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살림해요'라고 재미있게 일을 하는 것처럼

여우같이 대답을 합니다

대답을 듣는 분들마다 '설마 살림만 하겠어?' 라는 표정으로 웃습니다.


똑 부러지는 살림 고수는 못 되고 대충 흉내라도 내보려고 배우고 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남아도는 시간처럼 여유로운 날에

슬슬 집안 구석구석에 눈길이 갑니다.

키 높이 따라 보이지 않는 곳에 수북이 쌓인 먼지투성이와,

까맣게 찌든 때는 누가 볼까 민망하고 한숨부터 나오네요.


가장먼저 현관문부터 막 세수한 얼굴처럼 깨끗하게 닦았습니다.

퇴근한 남편이 한 눈에 알아보며 이제 사람 사는 집 같답니다.

창틀도 몇 시간을 걸려 닦아내는데 손가락이 퉁퉁 불을 정도로

물걸레질을 했습니다.


집안이고 집밖이고 무슨 살림살이 그렇게 많은지요.

시골 단독주택이라 더 그럴까요?

남편이 쓰는 벽돌로 지은 창고와 컨테이너는

무슨 고물상을 방불케 합니다.

아마 수 천 번은 안 쓰는 물건 버리자고 바가지처럼 긁어 댄 거 같습니다.

귀가 아프도록 들어도 꿈적 않던 남편이 만세 부르듯 아내의

소원을 들어줍니다.


2년 이상 쓰지 않는 것은 버리기로 기준을 정해놓고 과감히 정리를 했습니다.

창고는 제가 부엌살림살이로 쓰고 컨테이너는 남편이 쓰기로 했습니다.

마당 한쪽에 쌓아놓은 물건들을 분류해서 분리수거장에 버릴 것과

고물상에 줄 것을 나눴습니다.

속이 다 시원해졌습니다.

마침 '고물 삽니다'라고 외치는 트럭이 무척 반갑습니다.

고물 값으로 삼 만원을 주시네요.


코로나19의 불안속에서 조용히  집안 대청소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일상과 건강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어서 빨리 잠잠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