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메주말리며 띄우는 하루하루~

LO송이VE 2014. 12. 23. 07:06

동지날이라고 종일 팥죽생각을 하며 사무실에서

시간을 떼우고 있는데 퇴근무렵 시댁 큰형님께서

팥죽대신 떡을 했다고 잠깐 들리라고 합니다.

 

시어머니의 빈자리를 톡톡히 하는 형님인데요,

처음에는 어찌나 무섭고 어렵고 힘들던지요.

시집와서 가슴앓이하며 말도 못하고 울기도 참

많이 했지요.

아이 둘낳고 이제 20년이 가까워오니 잘 살라는 말이려니

웃어 넘길 줄도 아는 여우가 되갑니다.

 

팥시루떡을 먹으러 갔다가 메주가 더 눈에 들어오는데

모나지않게 둥굴리듯 네모 반듯한 메주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층베란다 앞쪽에 자리를 잡고 볏짚을 깔고

따스한 겨울햇살을 실컷받으며, 찬바람도 맞고

하루하루 꾸덕 꾸덕, 바삭 바삭 마르면서

곰팡이를 피우고 있습니다.

 

내년 1월이나 2월에는 장담그기에 손길이

또 분주해지겠지요.

 

매번 사먹거나 얻어먹었는데 이번에는 저도

큰형님옆에서, 친정엄마 옆에서 장담그는법좀

잘 배워서 고추장이라도 한번 담아봐야겠어요.

 

메주 참 예쁘지 않나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