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설기 3

엄마 생신날 만드는 미니 쑥설기 케이크~

친정엄마 생신이 다가옵니다. 생신날보다 한 주 일찍 주말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예방 3차 접종을 완료하고 마음 편하게 집에서 생신파티를 하기로 했지요. 여전히 마음은 조심스럽지만 절에서 받은 큰 달력 숫자만 바라보며 기다리실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게 됩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오빠, 익산 사는 남동생, 가까이 사는 언니, 우리까지 4남매 가족이 모이면 우리 엄마 얼굴은 보름달보다 더 크게 둥글고 막 떠오른 아침해처럼 눈부신 빛이 납니다. 언니와 형부는 가래떡을 빼서 먼저 다녀간다고 합니다. 다 같이 못 봐서 서운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요. 냉동실에 숨겨놓듯 아껴두었던 쑥 쌀가루와 갖가지 콩을 꺼냅니다. 급하게 주문한 떡케이크 원형틀을 처음 써보는 거라 기대됩니다. 찜기에 크기별 원형틀이..

일상을 담다 2022.01.08

집에서 만든 쑥설기로 봄을 먹다

아침 해는 꾸물거리고 흐린 하루, 아침 걷기운동을 그만두기로 합니다. 대신에 냉동실에서 쑥이 들어간 쌀가루 한 봉지를 꺼냈습니다. 뭐든 생각날 때나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면 당장 해야지 나중으로 미루다 보면 결국 하기 싫은 마음으로 굳어지더라고요. 쑥 쌀가루는 해를 넘기긴 했지만 향이 살아있습니다. 떡을 쪘을 때 쫀득하도록 물을 축여가며 촉촉하게 했습니다. 고슬고슬하게 비비고 또 비벼가며 고운체에 내렸습니다. 너무 촉촉했던지 체에 내려가다 말고 찰싹 달라붙습니다. 뭉글뭉글 작은 덩어리가 생기고요. 수분이 좀 날아가라고 커피 한 잔하며 두어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따로 쪄서 비닐에 넣고 주물러 쑥절편을 하면 좋다는 말을 주워듣습니다. 찜기에 면 보를 깔고 고운 쌀가루를 올리고 콩도 솔솔 뿌렸습니다. 아기자기..

일상을 담다 2021.02.24

아껴 둔 봄쑥

냉동실을 정리하며 파랗게 데쳐 놓은 쑥 뭉텅이가 들어옵니다. 작년 봄 틈만 나면 봄볕아래서 일 처럼 캤던 쑥입니다. 쑥 개떡과 쑥버무리를 실컷 해 먹고 남은 쑥은 갖은 콩을 넣어 쑥설기를 해먹어야지 하고 아껴 두었던 것입니다. 아끼다가 뭐 된다고 해를 넘기고 말았네요. 꽝꽝 언 쑥은 물에 담가 녹이고 쌀을 불렸습니다. 떡 방앗간은 설을 앞두고 가래떡을 빼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쑥과 쌀을 내미는데 좀 미안한 생각도 들더라고요. 찜기 에서는 뽀얀 김이 연신 품어 나오고 바로 옆에서는 하얗고 긴 가래떡이 줄줄 나옵니다. 멀리 산다는 딸과 사위까지 와서 손발을 맞추는데 보기가 좋더라고요. 부드럽게 기계 안에서 얼굴 내미는 가래떡은 끊어질 줄 모르고 가위로 뚝딱하면 쏙쏙 건져서 박스 안에 차곡차곡 가지런히 놓습니..

일상을 담다 2021.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