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5

고소한 가을 맛을 보다

뭘 해도 좋은 아침을 맞습니다 한 가지 일을 즐겁게 마치고 나니 하기 싫었던 일들도 성큼 손에 잡힙니다. 약속된 일에 마음을 쓰며 호미를 들지 못했던 텃밭을 이제야 눈이 갑니다. 배춧잎은 자리를 채워가듯 크고 어린 무잎도 무성하게 잘 자라 솎아줘야 합니다. 영글기를 바라며 미뤘던 땅콩을 캡니다. 미리 두어 줄기 캐서 맛을 보긴 했는데 어찌 크기도 작고 야무지지 못한 것이 영 시원찮습니다. 다글다글 달려 나오는 땅콩이 좋아서 호미질이 빨라집니다. 금방 캔 땅콩은 쪄서 먹는 맛이 참 좋습니다. 그 맛에 해마다 땅콩을 심습니다. 맛을 올리려고 소금도 잊지 않고 넣어 삶습니다. 나머지는 아까울 정도로 좋은 가을볕에 바짝 말립니다. 손끝이 아플 정도로 단단해진 껍질을 벗겨 노릇하게 볶습니다. 진동하는 고소한 냄새..

일상을 담다 2022.09.21

보름나물과 영양찰밥으로 든든하게~

정월 대보름날이라고 새벽부터 동동거렸습니다. 두 아들은 나가 살고 남편과 둘이 먹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나눠먹는 재미로 하게 됩니다. 어릴 적 보름날에 즐겼던 추억도 떠올리며 그 기분도 내고 싶고요. 쑥설기를 해서 갖다 주러 갔다가 엄마와 언니 집에서 묵은 나물을 골고루 얻어왔습니다. 미리 삶고 불린 나물을 들기름을 넣어 볶았습니다. 큰 형님이 준 고사리는 뜨물로 불리면서 비린 맛을 없애고요 토란줄기, 고구마 줄기, 머위, 무, 시래기, 시금치, 호박 나물이 모여 있으니 푸짐합니다. 보름날이라 마음먹고 들기름 발라 김도 구웠습니다. 예전에는 겨우내 김을 직접 구워 먹다가 귀찮아서 조미김을 사 먹거든요. 남편이 제일 좋아합니다. 식용유 조금, 참기름은 조금 더, 들기름은 많이 섞어서 발랐더니 윤기 나고 더 ..

일상을 담다 2021.02.26

여름철 한 끼는 콩국수로~

작년 늦가을에 여기저기서 얻어온 검정콩이 많이 남았습니다. 가끔 잡곡밥으로 넣어먹고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도 자주 손이 가지 않습니다. 더 나두다간 아무래도 벌레를 먹어 버리게 될 거 같더라고요. '뭐 해지 먹지' 하다 여름만 되면 사먹을 줄만 알았던 콩국수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검정콩을 불리고, 삶아 금방 볶은 땅콩과 잣, 통깨까지 넣어 믹서기에 갈았습니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추고 콩국수를 좋아하시는 친정엄마도 갖다 드려야지요. 가는 길에 콩국수용 국수와 이곳에서는 은산국수를 알아줍니다. 친정집에 없을 거 같아 국수도 샀습니다. 저녁이라 국수는 안 삶고 밥 대신 한 대접을 후루룩 마셨다고 하십니다. 밥 안 먹어도 속이 든든다고 하십니다. 콩국수를 잘 먹는 남편과, 몸..

행복끼니★ 2020.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