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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풀 뽑는 아침~

오늘 아침은 고봉밥으로 한 그릇 비웁니다. 매일 아침 걷기 운동 대신 집 앞 논으로 향합니다. 작년에 신은 긴 장화를 신고 한쪽면이 코팅된 면장갑을 낍니다. 얼굴이 푹 들어가도록 큰 모자를 쓰면 논에 들어갈 채비가 끝납니다. 어린 모가 뿌리를 잡고 새끼를 치고 연둣빛은 어느새 초록으로 출렁거리며 잘 자라고 있습니다. 요 며칠 남편은 논에 풀을 뽑아야 한다고 노래를 합니다. 취미활동으로 일주일을 바쁘게 보내다 보니 은근 눈치도 보이고 미안합니다. 토요일은 마음먹고 아침 일찍 논에 들어가 풀을 뽑아냅니다. 올해는 미리미리 제초제를 잘 뿌려서 인지 작년만큼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을 빼고 난 후 어느 정도 단단해져 논바닥의 모 사이를 걸을 때는 막 달려가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 군데군데 물이 고여있는 곳은 푹..

일상을 담다 2022.07.02

논에 제초제 뿌리는 저녁~

남편은 퇴근하자마자 약통을 지고 집 앞 논에 갑니다 작년 모내기를 끝내고 별로 보이지 않던 풀들이 나중에는 쑥쑥 자라 올라와 큰아들과 둘이 뽑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올해는 미리 제초제를 뿌리는 일부터 챙깁니다. 6 마지기 논을 약통 지고 왔다 갔다 하면서 또 다른 논까지 언제 다하나 까마득했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한 끝에 번뜩이는 생각이 따릅니다. 언제 쓸지 모르지만 값이 싸다는 말 듣고 구입한 발전기와 차량을 세차할 때 쓰는 고압분무기, 재활용으로 구입한 물통이 딱입니다. 작은집에서 트럭을 빌려 차에 싣고 집에서 좀 떨어진 논으로 향합니다. 논갈이를 하고 로터리를 친 논바닥에 트럭 바퀴가 빠질까 봐 걱정입니다 남편은 4륜 구동으로 하면 바퀴 4개가 움직여서 빠지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아내는 트럭을 ..

일상을 담다 2022.05.13

논두렁을 튼실하게 축대 쌓기~

휴일 아침 집 앞 논에서 포클레인 소리가 요란합니다. 같은 동네에 사시는 큰아주버님이 오셔서 동생일이라 도와주십니다. 물론 포클레인을 할 줄 알아서 해주는 거라고 하시지만 요 며칠 몸이 좋지 않다고 하셔서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해마다 농사철이 되면 논두렁 때문에 씨름하는 남편이 아예 큰 벽돌로 담을 쌓기로 했습니다. 두더지가 여기저기 구멍을 숭숭 내는 통에 매번 골탕을 먹었거든요. 두더지를 잡으려고 약도 치고 해봤는데 소용이 없더라고요. 요리조리 잘도 피해다닙니다. 남편은 왔다 갔다 하면서 아주버님과 일을 하는데 힘이 드는지 얼굴이 벌겋고 땀이 줄줄 흐릅니다. 가족 단톡 방에 '아빠 지금 논두렁 일하시는데 몸살 나실 거 같아, 두 아들이 도와줘야 할거 같아'라고 도움 요청을 보냅니다. 몇 달 만에 집에 ..

일상을 담다 2021.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