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은 명절이나 제사 때마다 집에서 떡을 합니다.
이번 추석에도 4형제 부부가 빙 둘러앉아
송편을 빚었습니다.
모두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 자라서 부담도 없고요.
막내인 남편은 허리디스크 시술 핑계로 소파에
벌러덩 눕습니다.
몇 개라도 만들어보라고 해도 딴청 부리며 막내 티를
냅니다.
한입에 쏙쏙 들어가도록 앙증맞게 만드는 큰 형님,
굳은살로 투박해진 손으로 야무지게 만드는 큰 아주버님,
얼른 만들어 끝내고 싶어 큼직하게 만드는 둘째 아주버님과 셋째 아주버님
적당한 크기로 예쁘게 빚는 둘째 형님과 그 옆에서 나름 예쁘게 빚으려고
애쓰는 저입니다.ㅎㅎ
셋째 형님은 만들어지는 대로 찜기에 찌고 있습니다.
미리 따다 놓은 솔잎을 맨 밑에 깔고 면포를 깔고 그 위에 빚은 송편을
가지런히 올리고 물이 펄펄 끓으면 15분 정도 찝니다.
고사리손으로 꼬물거리는 어린 손주들이 빠지니까 좀 허전합니다.
송편은 뜨거울 때보다 좀 식어야 쫀득한 맛도 나고 좋습니다.
오전에는 송편부터 쪄놓고 점심은 술상으로 주거니 받거니 흥을 올립니다.
오후에는 지글지글 노릇노릇 기름 냄새를 고소하게 풍깁니다.
나이 들수록 명절이 되면 먹는 재미보다는
만드는 재미와 추억을 불어오는 재미가 자꾸만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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