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비가 오는 날엔 창틀 청소 ~

LO송이VE 2021. 5. 15. 11:24

봄비가 반갑도록 자주 옵니다.

간밤에는 제법 소리 내던 빗소리가 아침에는

가늘게 조용히 내립니다.

비 오는 날에는 창틀 청소하기 좋다고 수건 두 장과 젓가락을

챙깁니다.

창문과 틀에 들이친 비가 먼지와 묵은 때를 제대로 불려주거든요.

비가 오면 '창틀이라 닦아볼까' 하다가 다음으로 미루던 것이

언제 청소했는지 까마득합니다.

 

작정하고 가장 먼저 거실 창틀부터 닦습니다.

급한 성격은 청소할 때도 표가 납니다.

얼른 닦고 싶어서 팔과 손이 부산스럽습니다

그러다 끼어서 슬쩍 아프기도 하고 머리도 찧기도 하고요.

젓가락에 수건을 감아 구석구석까지 닦아 낼 때는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자신만만합니다.

 

한참을 쓸고 닦고 또 닦다가 시계를 보니 시작한 지 한 시간이나

지났습니다.

일을 할 때 쉬운 것부터, 작은 것부터 해야 덜 힘든 법인데

거실 창문 닦아놓고 기운이 쏙 빠졌습니다.

다른 방 창문 닦을 걱정이 들더라고요.

운동 삼아하는 청소라고 자꾸만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거실에 이어 안방, 작은 방 두 개를 다 하고 나니 두 시간 반이 걸렸네요.

다 했다는 안도감이 들었던 지 현관문도 눈에 들어옵니다.

얌전히 줄을 띄우듯 앉아있는 송화 가루도 이젠 안녕입니다.

 

창문마다 몇 번을 보고 또 보고,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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