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밥 한 번 먹자

LO송이VE 2021. 3. 17. 05:23

10년 넘도록 같은 일을 하며 정이 들 대로 든

예전 직원 넷이 만났습니다.

직장을 그만 둔지 일 년 지나 다시 봄을 맞았습니다.

코로나로 몸이 묶여 몇 년 만에 만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각자 마을의 특산품을 판매하며 나름 새마을운동 구호처럼

잘 사는 마을을 위해 노력을 해오다가 결국 문을 닫게 되었지요.


그동안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밥 한번 먹자 소리만

수 없이 해왔습니다. 그 말은 가벼운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이었고

그만큼 일상의 그리움이 자꾸만 커져갔습니다.


보자마자 얼굴은 반가움으로 화색이 돕니다.
어떻게 지냈는지, 일은 하고 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애들은 잘 있는지 등등 궁금했던 마음들을 사정없이 쏟아냅니다.
서로 의지하고 잘 지냈던 관계는 지날수록 생각도 많이 나고

더 고맙게 느껴진다는 말도 아끼지 않습니다.

몇 년 동안 자리 이동이 없던 담당 주사님은 고향 면사무소로 옮기셨고,

한 사람은 주간보호센터에서 근무하고 다른 한 사람은 딸기 농사에 바쁘답니다.

나만 살림만 하고 있어서 걱정이라는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종종 회의가 있던 날에 점심으로 먹었던 홍어삼합을 시켜놓고

그때로 돌아가 봅니다.

입안으로 들어가 넘어가는 소리가 술술, 달게 들립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한마디에 씩 웃었습니다.

'주부는 경력단절이 아니라 살림 경력 추가'라고.

 

부여 맛집으로 알려진 석성 삼오 식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