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담다

벚꽃 절정 주말을 보내며~

LO송이VE 2019. 4. 15. 07:40

벚꽃 절정이라는 주말을 그냥 보낼수는 없다고

다짐하듯 약속을 했습니다.

일요일에는 전국적으로 강한 비바람이 친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토요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벚꽃구경을 해야겠다고요.

토요일은 기가막히게 봄날다운 봄날이었고,

일요일은 한시간정도의 강한 비바람이 다녀갔습니다.


강경 단골 방앗간에 들려 들기름을 짜는 동안

근처 금강둔치에서 벚꽃을 만났습니다.

돌아올때는 가까운 길을 놔두고 논산쪽으로 빙 돌아왔습니다.

논산 관촉사의 벚꽃길도 보고 싶었거든요.

그곳은 이미 꽃비처럼, 꽃눈처럼 내리고 있습니다.

혼자 또는 다같이 찍고 또 찍고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활기차고 부럽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집안에 고소한 들기름 냄새만 풍겨놓고

바로 마을 벚꽃길을 탐방하듯 걷습니다.

차를 타고 지날때마다 '아, 예뻐' 소리를 수없이 했는데

천천히 걸으며 이생각 저생각이 꽃을 피웁니다.

이른 봄날 가지치기를 해서 예전만큼 풍성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꽃등처럼 화사합니다.

그렇게 토요일은 벚꽃을 소녀처럼 눈으로 가슴으로 담았습니다.


일요일오후, 일기예보는 믿을게 못된다는 소리를 해가며

거짓말처럼 개인 하늘아래 부소산 숲길을 찾았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그 숲길의 벚꽃을 봐야만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은 벚꽃이 만든 하얀 세상입니다.


가느다란 바람결에는 꽃눈처럼 흩날리고,

싱싱소리를 내는 바람결에는 꽃비처럼 우수수 쏟아집니다.

지나는 사람들마다 그 자리를 뜨지 못하고 아예 앉아버리거나

셔터소리가 사정없이 들립니다.

한참을 서성대고 머뭇거리며 소녀처럼 웃습니다.


꽃마음이 되어 태자숲길을 걸어 나오는데 사투리를 쓰는걸 보니

먼 지역에서 온듯 합니다.

그중에 한분이 아무렇지도 않은듯 담배를 피고 계시더라고요

옆에 있는 분이 한마디 해도 당당한 그 사람 얼굴을 봤습니다.

'여기서 담배피우면 안됩니다'라는 말을 속으로만 뱉고

소심하고 겁 많은 내가 얼마나 부끄럽고 속상하던지요.


페이스북에 당장이라도 지금 부소산에서 담배피우는 몰상식한 사람있다고

올려버릴까 하다 말았습니다.

그시간 주차장에는 관광버스 서너대가 있었습니다.

강원도의 산불을 지켜보면서도 남일처럼 안일한 생각이 여전합니다.

자연을 지키는 것이 결국 우리를 지키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