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

그냥.........이승희

LO송이VE 2015. 1. 25. 07:49

 

 

그냥

 

                       이승희.

 

그냥

이라는 말 속에는 진짜로 그냥이 산다.

아니면 그냥이라는 말로 덮어두고픈

온갖 이유들이 한순간 잠들어 있다.

 

그것들 중 일부는 잠을 털고 일어나거나

아니면 영원히 그 잠 속에서 생을 마쳐갈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그냥 속에는

그냥이 산다는 말이 맞다.

 

그냥의 집은 참 쓸쓸하겠다

그냥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입술처럼 그렇게.

 

그냥이라는 말 속에는 진짜로 그냥이 산다.

 

깊은 산그림자 같은,

속을 알 수없는 어두운 강물 혹은

그 강물 위를 떠가는 나뭇잎사귀 같은 것들이

다 그냥이다.

그냥이라고 말하는 그 마음들의 물살이

가슴에 닿는 느낌이 좋다

 

그냥 속에 살아가는

당신을 만나는 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