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이 지난 다음날아침, 마음놓고 현관문을 나섰다가
생각못한 칼바람에 정신이 번쩍듭니다.
멀리 마을의 산등성이 주위를 붉게 물들이는
아침해의 기운을 다른날보다 더 가깝게 따뜻하게
끌어안고 싶습니다.
마을의 주농사는 양송이 재배로 집보다 재배사가 더 많은데요,
어릴적 추억하는 굴뚝의 연기대신 야외 퇴적장에서 모락 모락 김을 피워내는
1차발효와 반듯하게 검은 지붕을 한 재배사 환기구로 하얀김을 뿜어내며
2차 발효중이라고 묵묵하게 아침을 맞이합니다.
하늘로 높이 오를듯 하다가 흩어지는 모습이 유난히 바람이 찬 아침이라
그런지 더욱 선명합니다.
좋은 볏짚으로 야외 마당에서 17일 정도를 해빛 쪼이고 바람맞고
가끔 물도 마셔가며 퇴비가 만들어지는데 그옆에만 지나가도 폴폴 퇴비 익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구수하다면 발효가 잘 된 퇴비라고 합니다.
재배사 안으로 들어가 2차 발효때도 온도등 신경을 많이 써야만 한답니다.
다른 농사일과 마찬가지로 한시도 멀리 자리를 비우지 못할만큼
손이 많이 가는데 특히 양송이재배는 일년 내내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좋은 볏짚을 들여 산처럼 쌓아놓고 일년동안 쓰게 되는데
볏짚으로 퇴비만들기부터, 입상, 후발효, 접종, 복토, 양송이따내기, 폐상까지는
70여일이 걸리고 농가의 꼼꼼한 정성으로 눈부시게 뽀얀 양송이를 얻을 수가 있지요.
재배사 문마다 닫혀있는것이 반가운 얼굴 내밀듯 쑥쑥 크기를
기다리는 중인가 봅니다.
달그락 달그락, 요란하게 퇴비 뒤집는 소리로 하루를 힘차게 깨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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