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눈길을 담다!

부소산의 단풍숲에서 생각속을 걷는다.

LO송이VE 2014. 11. 17. 06:17

 

늦가을, 부소산의 단풍숲에서 생각속을 걷습니다.

 

지난 일요일아침, 마을한바퀴를 돌아보려다

마음이 늘 먼저 가 있는 부소산으로 향했습니다.

 

주부라면 겨울맞이중 은근 부담으로 다가오는 김장도

마무리 해놓고 한갓지게 소리없는 혼잣말을 쏟아내며

마치 단풍천국길에 들어선것마냥 가장 아름다운곳에,

가장 좋은때를 걷는 행복을 누립니다.

 

울긋불긋 야단스럽게 물든 잎들은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고

눈이 아프기는커녕 오히려 짙고 고운 빛깔을 담으려고

더 초롱초롱해집니다.

 

세상에서 제일 고운 빛깔을 실컷 자랑해놓고
바람이 이끄는대로 이리저리 나뒹그는 단풍과 낙엽들이
또다른 가을꽃길을 만듭니다.

 

바스락 바스락, 금방이라도 건들면 부서질거 같은 단풍잎은
꼭 주먹쥐는 아가손같고,

서걱서걱, 발밑에 짓밟히는 소리는
반가운이와 주고받는 속삭임처럼 정겹습니다.

 

눈에만 담기가 아까워서,

혼자 누리기에는 더 아까워서,

사정없이 셔터를 눌러대는데

단풍을 읽다가 내 마음을 들켜버린듯 합니다.

 

산에 오르면 이상하게 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복잡하게 밀려오는데,

반복되는 후회를 하나 하나 정리하며

내려오는길에는 생각속에만 머물지 말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한줄을 되뇌이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