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5

장마 속에 수확 한 강낭콩

장맛비가 내렸다 하면 하늘에 구멍 난 듯 퍼 붓습니다. 빗줄기가 가늘어지며 주춤대는 거 같으면 서둘러 논밭으로 달려가게 됩니다. 남편은 논두렁과 물꼬를 확인하고 아내는 텃밭에 채소들을 둘러봅니다. 무섭게 쏟아지는 비에 얼마나 몸부림을 쳤는지 꼴이 말이 아닙니다. 그 와중에 잡풀들은 넘쳐나는 식욕으로 무성하게 자라 있습니다. 통통하게 영글기를 기다린 강낭콩이 아깝습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당장 뽑아 비를 피하는 마당에 쌓아놓습니다. 질퍽거리는 흙을 빠져가며 땀이 바가지로 흐릅니다. 수북하게 쌓아놓고 보니 걱정 하나 덜었습니다. 이틀에 걸려 썩고 싹 난 것들을 골라 내가며 따내고 껍질을 깠습니다. 해마다 옆집 어르신 덕분에 잘 키운 텃밭 작물을 내 것처럼 얻어먹다가 직접 해보니 쉽지 않습니다. 어쩜..

일상을 담다 2020.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