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밥 2

친정 가는 봄날

바짝 다가온 봄입니다. 거침없이 부는 바람결에 여기저기 큰불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웃 지역에서 논두렁을 태우다가 산불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솔가지며 나뭇잎이 수북이 쌓인 곳은 잔불이 되살아납니다. 다행히 때를 알고 내리는 비처럼 한바탕 요란하게 봄비가 내립니다. 처음 듣는 빗소리처럼 새롭고 반갑고 고맙습니다. 뾰족뾰족 올라오는 새싹들은 쑥쑥 싱그럽습니다. 작년보다 많이 욕심내서 심은 감자밭에 풀풀 대는 먼지가 얌전해졌습니다. 비가 다녀간 후 하늘도 공기도 햇살도 더 산뜻하게 눈 부십니다. 문득 친정엄마가 슬쩍 지나가는 말로 부탁했던 잡채가 생각납니다. 매일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과 점심을 드십니다. 종종 배달 음식을 드시거나 나가 사는 자녀들이 찾아와 이것저것 사준다고 합니다. 친정엄마는 그게 마음에 걸렸던..

일상을 담다 2023.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