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 5

풀 향기는 내가 첫 번째~

풀 향기는 내가 첫 번째~ 끼니를 잊을 만큼 봄볕이 좋은 한낮입니다. 오가며 눈독을 들이던 쑥이 잘 자랍니다. 옅은 하얀빛이 감돌며 솜털까지 보이는 어린 쑥은 '예쁘다' 소리부터 하게 됩니다. 마당 돌담 사이로 듬성듬성 보였던 쑥이 수북수북 내 땅 자랑하듯 크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니 카메라에 찍히는 대접까지 받습니다. 지나가는 어르신이 한 주먹씩 캐가기도 합니다. 봄만 되면 쑥국은 기본이고 쑥버무리와 쑥개떡을 만들어 먹는데요, 특히 쑥개떡은 일 년 내내 먹는 간식입니다. 쑥 캐는 재미와 만드는 재미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봄 농사가 슬슬 준비되는 요즘, 논밭이나 길가 풀밭에 제초제를 뿌리기 전에 서둘러야 합니다. 마당 돌담 사이에 자란 쑥부터 바구니에 담습니다. 핸드폰으로 좋아하는 ..

일상을 담다 2023.04.07

집밥 배달~ㅎㅎ

일주일에 한 번 씩 작은 아들 집에 가야지 마음먹고 있습니다. 세 끼를 밖에서 해결하는 아들이 식비가 장난 아니게 들어간다는 말이 자꾸만 마음에 걸립니다. 마트에 가면 간편식과 밀키트 제품이 많이 나와 있어 편하고 좋은 만큼 비용부담이 큽니다. 밥은 넉넉히 해서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담고 오늘은 친정엄마 생신날이라 엄마도 드리고 작은 아들도 좋아하는 국이라 한 솥 끓였습니다. 김치와 나물, 신맛이 나는 음식을 잘 먹지 않아서 반찬 고민이 살짝 들기도 하지요. 김치만 잘 먹어도 반찬 걱정은 덜 하는데 말입니다. 평소에 잘 먹던 반찬 몇가지와 젓가락이 영 가지 않는 멸치볶음을 입맛에 신경써서 만들었습니다. 차곡차곡 도시락가방에 담는 손길이 즐겁습니다. 요며칠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데 뚝 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을 담다 2022.01.14

처음으로 담아보는 장 담그기~

처음으로 친정집에서 장 담그는 일을 배우며 담았습니다. 정월 말일은 장 담그는 날이라고 친정엄마는 해마다 거르지 않습니다. 서울 오빠네, 저, 남동생네가 갖다 먹고 있거든요. 집 된장에 길들여진 입맛은 사다 먹는 된장에는 손이 잘 가질 않지요. 저는 집 된장과 반반 섞어 먹고 있는데, 은근 맛이 좋더라고요. 엄마가 가장 뿌듯해하며 담았을 장을 올해는 제가 도와드렸습니다. 며칠 전 텃밭에 거름 포대를 옮기다가 힘이 부쳤는지 중심을 잃고 주저앉으셨다는데 외발에 무리가 갔나봅니다. 살짝 금이 가서 깁스를 하고 말았습니다. 장 담그려고 벌써부터 메주 닦아놓고 소금, 숯, 건 고추, 대추를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엄마는 거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마당 한쪽 장독대를 바라보며 하나하나 순서대로 가르쳐줍니다. 큰 항아리..

일상을 담다 2021.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