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합 2

홍어삼합으로 즐기는 겨울밤~

길게 느껴지는 겨울 저녁입니다. 성탄절이 다가와도 애들은 독립을 하고 크게 의미도 기분도 나지 않습니다. 저녁을 먹은 남편은 운동도 못하고 티브이만 바라보는 일이 지겨운 눈치입니다. 입이 궁금하면 간식을 챙겨 먹듯 느닷없이 셋째 형님댁에 가자고 합니다. 안주거리 사서 소주 한잔 해야겠다고 합니다. 홍어삼합을 사 들고 서둘러 갑니다. 형님은 안 계시고 아주버님 혼자 계십니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홍어삼합을 펼쳐놓고 한 잔 두 잔 건네가며 옛이야기가 피어오릅니다. 시어머니 이야기에는 언제나 아주버님도 남편도 금세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추억 이야기로 길어진 밤은 서로의 건강을 잘 지키라는 당부로 마무리합니다.

일상을 담다 2021.12.26

밥 한 번 먹자

10년 넘도록 같은 일을 하며 정이 들 대로 든 예전 직원 넷이 만났습니다. 직장을 그만 둔지 일 년 지나 다시 봄을 맞았습니다. 코로나로 몸이 묶여 몇 년 만에 만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각자 마을의 특산품을 판매하며 나름 새마을운동 구호처럼 잘 사는 마을을 위해 노력을 해오다가 결국 문을 닫게 되었지요. 그동안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밥 한번 먹자 소리만 수 없이 해왔습니다. 그 말은 가벼운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이었고 그만큼 일상의 그리움이 자꾸만 커져갔습니다. 보자마자 얼굴은 반가움으로 화색이 돕니다. 어떻게 지냈는지, 일은 하고 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애들은 잘 있는지 등등 궁금했던 마음들을 사정없이 쏟아냅니다. 서로 의지하고 잘 지냈던 관계는 지날수록 생각도 많이 나고 더 고..

일상을 담다 2021.03.17